교황님의 묵상 300

교황청의 사순시기 특강(4) (2023년)

전례의 거룩함은 지켜져야 한다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인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교황과 교황청의 관료들을 대상으로 한 2023년 사순시기 네 번째 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특강에서 추기경은 전례의 성스러움을 다음과 같은 말로 정리한다. "전례가 거룩함을 완전히 잃는다는 것은, 하느님 백성에게서 신앙의 행위가 꽃필 수 있는 토양이나 기후가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의 네 번째 특강은 ‘신앙의 신비’(Mysterium Fidei)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추기경은 지난번 복음화와 신학에 대해 담론을 진행한 데 이어, 교회의 전례와 경배에 관한 몇 가지 고려 사항을 제안하고 싶다는 말로 특강을 시작한다. "보잘것없고 간접적인 것일지라도 시노드의 활동에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추기..

교황님의 묵상 2023.03.26

교황청의 사순시기 특강(3) (2023년)

하느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금요일 아침, 교황과 교황청 관료들을 대상으로 한 사순시기 세 번째 특강이 바티칸의 바오로 6세 홀에서 진행되었다. 카푸친 작은형제회(Order of Friars Minor Capuchin, 약칭: O.F.M. Cap.) 소속의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인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의 이날 특강 주제는 ‘당신 백성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주제에 대한 설명으로 특강을 시작한다. "교황님, 그리고 존경하는 신부님들과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의 묵상은 오로지, 그리고 온전히 하느님께 집중할 것입니다. 그것이 저나 여러분들 모두에게 위안이 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신학이라고 일컬어지는 하느님께 대한 담론은 시노드의 현실과 무관할 수 없습니다. 신학이 교회 안에..

교황님의 묵상 2023.03.19

교황청의 사순시기 특강(2) (2023년)

그리스도와의 개인적 관계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인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2023년 사순시기 두 번째 특강에서 그리스도와의 개인적인 관계에 관한 성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과 교회의 복음화 사명에서 평신도의 역할이 지니는 의미에 관해 이야기했다. 프란치스코회의 수사 신부인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금요일,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 관료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바오로 사도의 서간에서 여러 구절을 인용한다. 하느님을 무시함 가장 먼저 추기경이 인용한 바오로 사도의 서간은 로마서 1장 21절의 말씀이다. "하느님을 알면서도 그분을 하느님으로 찬양하거나 그분께 감사를 드리기는커녕, 오히려 생각이 허망하게 되고 우둔한 마음이 어두워졌기 때문입니다." 칸탈라메사는 바오로 사도의 이 말씀을 이렇게 해석한다. "가장 큰..

교황님의 묵상 2023.03.11

교황청의 사순시기 특강(1) (2023년)

교황님과 교황청 관료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사순시기 특강이 기사형식으로 보도되었다. 기사의 특성 상 내용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교회의 고민과 과제가 엿보인다. 교황님께서는 지난달 '개별교회'(또는 '지역교회')인 본당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며 본당을 위해 기도하자고 당부하신 바 있다. 사순시기를 지내는 이번 달 기도지향은 '학대 피해자들'을 위한 것이다. 우리말로 옮기기 위해 미리 열어본 교황님 기도네트워크의 내일 낮 기도에는 미성년자 성학대의 책임이 입증돼 지난 2019년 추기경직을 사임한 시어도어 매캐릭(Theodore McCarrick) 전 추기경에 대한 교황청의 보고서 내용이 인용되어 있다. 이제는 낯설지 않은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님은, 성령께서 주신 '새로움'을 '새롭..

교황님의 묵상 2023.03.05

2023년 3월의 기도지향

교황님의 2023년 2월 기도지향 : “학대의 피해자들을 위하여”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3년 3월 기도지향에서 학대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당부하면서, 교회는 그들을 보호하는 일에 앞장서야 하고 학대 피해자들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3월 기도지향을 담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학대 피해의 대처방안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학대 사례, 특히 교회의 구성원들이 저지른 학대에 대하여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충분히 대응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달 교황은 특별히 학대 피해자들을 기억하며 기도하자고 제안한다. 교황은 영상 메시지에서 학대 피해에 대한 모든 대응의 주인공은 피해 당사자임을 강조한다. ”학대 피해자들이 자신들이 겪은 공포에서 벗어나고, 그..

교황님의 묵상 2023.03.03

2023년 2월의 기도지향

교황님의 2023년 2월 기도지향 : “본당들을 위하여” 프란치스코 교황은 2월의 기도지향에서 본당이 모든 이들에게 관대하고 개방적인 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2월 기도지향을 담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본당이 진정한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교회는 경청하고 환대하는 곳으로 어떤 사람도 배제되는 일 없이 모든 사람에게 항상 개방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본당은 특정인을 위한 클럽이 아니다 2월의 기도지향을 담은 영상 메시지는, 외관은 아름답지만 비어있는 성당의 모습을 비추며 시작된다. 이어서 같은 성당이 사람들로 가득 찬 모습을 대비적으로 보여준다. 이 장면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든 본당이 대문에 "무료입장"이라는 팻말을 달아야 한다는 유머를 던진다. "본당..

교황님의 묵상 2023.02.01

2023년 1월의 기도지향

교황님의 2023년 1월 기도지향 : “교육자들을 위하여”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자들에게 "교육자들이 믿을만한 증인들이 되어 경쟁보다는 형제애를 가르치고 특히 가장 어리고 힘없는 이들을 돕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기도지향을 발표하면서 교육자들이 자신들이 가르치는 내용에 ’형제애‘에 관한 것을 추가하라고 권유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교육자들은 자신의 정신적 지식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신념과 헌신적 삶이 무엇인지를 실천으로 보여주는 증인입니다." 교황은 교육이 그 자체로 '형제애를 회복하는 방법'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의 행위'이기 때문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교육 범위의 확대 2023년도 첫 교황님의 기도지향을 제작하여 발표한 교황님의 기도..

교황님의 묵상 2023.01.12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의 영적 유언

성탄과 연말 사이에, 이편저편 몰아 인사드리기 위해 만든 식사 자리였다. 외롭고 허망할 것 같은 은퇴가 활기를 불어넣는 새로운 출발이라 우기는 억지를, 더는 허언이라 나무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스멀댄다. 오늘따라 시간이 퍽이나 빨리 흘러간다. 음식을 자시는 것보다, 그동안 겪은 일을 알리는 재미가, 그간에 느낀 소감을 전하는 기쁨이 그분에게는 훨씬 더 중요해 보인다. 만남도 헤어짐도 무감각하리만치 반복되어 온 일상사이고, 어간에 묻힌 정서가 절대로 낯선 것이 아니건만 마음을 나누는 일은 언제나 이렇게 새롭다. 추기경님과 나눈 긴 대화를 얼마 남지 않은 메모리를 쥐어짜 채워 넣었다. 그 말머리에 커다랗게 새긴 글귀를 베네딕토 교황님의 유언 앞에 붙이고 싶다. “Ubi amor, ibi ocul..

교황님의 묵상 2023.01.05

교황청의 대림시기 특강(3) (2022년)

말로야 무엇을 못 하랴? 돈도 수고도 들이지 않고, 가리고 치장하는 데 그 이상 좋은 수단이 있을 것 같지 않다. 상대의 마음을 읽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머리와 가슴이 투명하여 그 속내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도 답답증을 걷어내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웬만하면 세상사 다 그러려니 하며 눈과 귀를 닫고 살아야겠다 싶다가도, 입까지 합세하여 시작한 지적질에 열이 오른다. 간간이 ”내 눈의 들보“가 스쳐 지나가지만 아랑곳할 생각이 전혀 없다. 권위 같은 것은 털끝만큼도 없다는 말속에 오만과 자랑이 생선 가시처럼 꿰여있다. 문장의 시작과 끝이 담고 있는 의미가 각기 다르고, 주어와 술어가 영 어울리지 않는다. 아닌 척 자랑하고, 모른 척 드러낸다. 다들 어리바리 믿어주리라 믿고 신나..

교황님의 묵상 2022.12.22

교황청의 대림시기 특강 (2022년)

세상이 시끄러워도 쥐죽은 듯 조용해도 성탄 기분이 나질 않는다고 불만이다. 도대체 그 기분이란 것이 주님의 탄생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아는 사람이 있을까? 본말이 뒤집히고 주객이 바뀌는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총기가 흐려진 탓은 아닐까? 성탄 기분을 돋우기 위해 동원된 인형과 장식품들이 하룻밤 사이에 성물의 지위를 차지해 버리는 일이 아예 어색하지도 않다. 성탄의 문턱에서 신앙의 근본에 관한 말씀을 듣는다. 신망애 향주삼덕!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얻는 덕! 교황님과 교황청 식구들을 대상으로 교황청에서 열린 대림시기 특강은 믿음의 덕에 관한 이야기였다. 아들 예수님의 구원사업을 가장 가까이에서 협조한 성모님께 드릴 장미꽃 한 다발을 묵주 위에 엮는다. 어머니의 성탄이 외롭고 쓸쓸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교황님의 묵상 2022.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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