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3

자비가 풍성하신 분

예수님과 함께 하는 하루 (4월 21일) 아침기도 오늘은 베네딕토회 소속 대주교이자 교회학자인 캔터베리의 성 안셀모 축일입니다. 성인은 인간의 영혼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위대하신 하느님께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 자신을 알려주시기 위해 친아들을 보내셨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요한 3, 13) “주님, 저는 당신으로 인해 살기를 원합니다. 오늘 제 영혼이 당신을 향해 나아가가도록 이끌어 주소서. 당신의 아드님과 함께 세상에 사랑을 전하는 사도로 오늘 하루를 살아가겠나이다.” [주님의 기도] 낮기도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녀를 잊지 않으시고, 절대로 그들을 버리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나를 기억하시는 하느님

며칠 장맛비가 쏟아붓더니 잠수교가 물에 잠겼다. 아침에 간신히 건너왔는데 퇴근 길이 걱정된다. 방법이라곤 제3한강교를 넘어가는 것뿐인데, 그러려면 1호터널을 빠져나가는 것이 큰 걸림돌이다. 좌석버스라는 이름의 승합차가 있었다. 입석을 하면 천장이 머리를 눌러 꺾어버리는 작은 사이즈의 버스다. 입석 마저도 얼마를 기다려야 탈 수 있을지 앞이 캄캄하다. 장마철이면 겪는 불편이지만 인구유입이 늘면서 해마다 고통의 수준이 급상승한다. 사우나독을 막 빠져나온 사람처럼 온 몸이 흠뻑 젖은 것 말고도 목이 아파 똑바로 펼 수가 없다. 지나치게 풍성한 콩나물 시루 안에서 두시간을 바닥만 보고 서있던 탓이다. 강을 건너오자 마자, 체면이고 염치고 모두 팽개치고, 그 지옥을 탈출하는데 기를 썼다. 긴 여름 태양도 버티지 ..

하느님, 저의 희망

안마당에 우물이 있었다. 내가 얼마나 맛있는 물을 먹고 자랐는지 안 것은 집을 떠난 다음이다. 우리집 닭은 참 고은 노래를 불렀다. 여명 알리미, 닭우는 소리에 대한 환상은 얼마전 동남아 여행 중에 깨졌다. 아침마다 온기가 가시지 않은 달걀을 상납받았으니 우리 닭만 예뻣는지도 모른다. 사랑도 고마움도 다 제 잇속 차림이다. 어머니는 구정물 처리를 위해 돼지도 한 마리 키웠다. 냄새는 좀 났지만 덩치가 산 만한 녀석은 성당너머 우리 밭에 뿌릴 거름을 부족하지 않게 생산했다. 단차가 있는 뒤뜰의 윗단에는 작은 소대 규모의 장독대가 한결같이 점호를 준비한다. 단층 둘레의 장식은 채송화와 봉숭아의 몫이다. 나팔꽃과 맨드라미, 호박꽃이 주인이었지만 양귀비꽃도 손님으로 함께 살았다. 성당에서 흘러내린 비탈의 경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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