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묵상

교황청의 사순시기 특강(1) (2024년)

MonteLuca12 2024. 2. 25. 10:17

말씀성사이신 예수님

 

23일 금요일 아침(로마시각) 교황청에서 금년도 첫 사순시기 특강이 열렸다.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인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이 진행한, 이날 특강 주제는 요한복음 6장 35절의 말씀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순 피정 중인 관계로 이날 특강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말씀과 성사

“내가 생명의 빵이다.

 

카푸친 작은형제회(O.F.M. Cap) 소속 사제인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이 빵을 우리가 어디서 구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질문을 던진 강론 전담 사제 는 곧이어 자신의 답을 내놓는다. 추기경의 답은 ‘성체성사’성경 두 가지였다.

 

“초대교회 공동체부터 시작해 긴 세월을 지나오는 동안 교회는 성사와 말씀을 통해 예수님의 현존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만, 세월이 흐르면서 서방교회 안에서 분열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가톨릭 측에서는 생명의 빵을 성체성사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우세한 데 반하여, 루터는 이를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말씀과 성사, 두 가지 의미로 이해했던 원래의 교회 모습으로 돌아가자고 제안한다. 최근 수십 년 동안 활발히 진행되어온 ‘교회 일치 운동이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촉진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곁들인다.

 

“성경과 성사가 신학적으로는 대립할 때도 있었지만, 전례 안에서는 항상 평화롭게 공존해 왔습니다. 그러나 초대교회부터 미사에는 말씀과 성체성사가 모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밀알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예수님 친히 어떻게 우리를 위한 생명의 빵이 되셨는가?”라는 단순한 질문을 스스로 자신에게 던져볼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요한복음을 계속 읽으며 그 답을 찾아보라고 권유한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요한 12, 24)

 

“생명의 빵을 받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빵을 받을 뿐 아니라, 그 빵을 받음으로써 자기 자신이 변화되도록 내어 맡겨야 합니다. 이것은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고통은 마음을 굳어지게 만드는 부정적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거룩하게  하는 정화의 방편이 되는 것입니다.”

 

고통을 받아들이십시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이러한 자세로 살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방안 두 가지를 제시한다.

 

“한 가지는, 다른 이들이 반박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즉, 자기 자신을 정당화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언제나 옳은 편에 서야겠다는 다짐입니다. 그렇게 할 때, 자만심과 교만을 줄이고 성화될 수 있습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이 친교를 이루는 방법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을 인용하며 금년도 첫 사순 특강을 마무리한다.

 

“밀이 한 덩이 빵이 되기 위해서는 타작과 키질이 필요하고 빻고 굽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와 같이 그리스도인들도 한 몸으로 일치하기 위해서는 단식과 회개를 통해 성령의 불로 제련되는 것을 견뎌내야 합니다.”

 

출처: Vatican News, 23 February 2024, 12:44, 번역 장주영

Cardinal Cantalamessa's first Lenten sermon: Jesus is both Word and Sacrament - Vatican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