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도 긴 여정의 끝을 찾기가 이렇게 어렵고 힘이 듭니다. 세상에 보내 주신 그분의 깊은 배려(섭리)라 믿고 있으면서도 자꾸만 우리네 인간사의 잣대로 그 의미를 재려는 생각을 머리 속에만 가두어 둘 수가 없습니다. (중략) 오는 8월 15일로 만 90년을 사시게 되는 어머니, 당신 홀로 쓰시던 방에서 고별식(?)을 하고 나서실 때 정말 못 돌아오실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이 벌써 열흘 전입니다. 이젠 그나마 정붙일 만한 이 병원의 작은 공간마저도 지키지 못할 신세가 되셨습니다. (중략) 차라리 이도 저도, 아무 것도 모르는 의식불명 상태라면 그 양반 입게 될 마음의 상처까지는 걱정하지 않아도 좋으련만 ‘건방’지리만큼 똑똑한 정신으로 문병객들에게 인사치레 하는 모습, 글로 더욱 마음이 무겁습니다.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