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묵상

세계가 함께 기도하는 날

MonteLuca12 2020. 5. 13. 10:18

돌멩이 하나까지 알고 있다고 말하곤 했다. 그 길을 지나다니며 만났던 작은 것들 하나하나에 새겨진 마음을 찾아낸다는 뜻이다. 그 중에는 꽃봉오리와 나뭇잎이 있다. 새끼 고양이와 늙은 비둘기도 늘 함께 했다. 비온 다음날엔 세상을 보러 땅위에 올라온 지렁이를 만났고, 철없이 연못을 뛰쳐나온 두꺼비를 본 적도 있다.

 

그제 그 돌멩이가 있던 자리를 오늘 아침엔 다른 놈이 차고앉아 있는지 모른다. 내 눈을 피해 깊은 숲속에 피어있던 야생화가 금년에도 다시 피었는지는 알 수 없다. 걔네들은 올해도 절기가 입혀준 옷을 입고 아침을 맞고 있었다. 그 세상은 오늘도 그렇게 평온하다. 거기서 들려오는 평화의 합창을 듣는다.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이, 이 아픔이 고요로 이어지는 것이 희한하다. 몸에 밴 습관조차 사라졌다. 남을 탓하는 원망이 들리지 않고 너의 책임을 묻는 사람도 없다.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어도 모두가 함께 나누는 고통임을 안다. 서로를 위로하고 너를 위해 기도해 주려는 마음이 짙게 낀 안개처럼 세상을 덮고 있다.

 

엊그제 주일 미사에서 들은 소식이 지난 밤 Vatican News에 실렸다. 내일 전 세계가족이 함께 기도하자는 교황님의 호소를 전한다. 정해진 시간은 없다. 우리시간으로 14일 목요일이고, 내가 정한 아무 때나 다 좋다. 우리가 모으는 것은 마음이다. 기도와 더불어 단식과 자선을 봉헌하는 것이다.

 

세계가 함께 기도하는 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5월 14일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을 종식시키기 위해 모든 신자들이 함께 기도하자고 제창했다. 바티칸뉴스는 이 특별한 제안에 동참하여 기도하는 이들이 찍어 보내는 스냅 사진을 접수하고 있다.

5월 14일, 목요일은 치명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의 종식을 위하여, 전 세계의 신자들이 기도와 단식, 자선행위를 통해 기도하는 날로 정해졌다.

교황은 5월 3일 부활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이 기도 계획을 제안했다. “기도가 가지는 가치는 보편적인 것입니다. 저는 「인류애 회담 고등위원회」(The Higher Committee of Human Fraternity)의 제안을 받아들여, 5월 14일을 세계의 모든 신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의 종식을 위하여 함께 기도하는 날로 정했습니다. 종파를 초월하여 모든 신자들이 참여하는 이 기도의 날에는 각자의 전통에 맞는 기도를 바치고 각기 고유한 방식으로 단식과 자선을 실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기에 제공하는 영상은 전염병으로 인해 고통을 겪는 형제자매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희망을 염원하는 그들의 애원을 들어보자. https://www.youtube.com/watch?v=Z8JhiYqzjgU&feature=youtu.be

"기도는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우리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우리가 마음으로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 하나가 되어, 한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전염병의 팬데믹을 이겨내도록 기도합시다."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도합시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용기를 잃어서는 안 됩니다.”

출처: Vatican News, 12 May 2020, 15:15, 번역 장주영

https://www.vaticannews.va/en/church/news/2020-05/covid-19-faithful-respond-to-popes-invitation-to-pray-may-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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