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열정을 쏟아 참여했던 운동을 되돌아봅니다. 좋은 날이 많았지만 희뿌연 연기 속에서 더듬고 헤매던 기억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행복해서 웃은 시간이 대부분인 것 같아도, 얼굴 벌개져 날카로운 화살촉에 쓴 말을 담아 쏜 순간이, 꽃꽂이 속 강아지풀처럼 눈에 띕니다. 기쁨, 행복, 우정, 사랑, 이런 것들은 빨랑까 봉지에 담고, 눈물, 걱정, 미움, 분노, 그런 것들은 후회의 통에 넣었습니다. 그 마음과 노력이 모여 있는 방에 ‘봉사’라는 문패가 달렸습니다. 가운데 놓인 묶음은 하늘색 봉투에 들어 있고, 구석쟁이에 아무렇게나 내팽개쳐진 보자기의 거무튀튀 색깔은 이름짓기가 어렵습니다. 예쁜 방을 만들어 분홍 바구니만 넣을 걸 그랬습니다. 거기에는 ‘사랑’이라는 이름표를 붙여야 어울릴 겁니다. 우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