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살 것인가?”
사순시기 피정을 지도하는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인 로베르토 파솔리니 신부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제목의 여덟 번째 묵상을 인도했다. 교황청의 관료들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영신 수련의 주제는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이다.
[여덟 번째 묵상]
예수께서는 영원한 생명이 받아내야 하는 보상이 아니라 받아들여야 할 선물이라고 일러주십니다. 공관복음서에 나오는 부자 청년의 이야기는 영원한 생명을 보상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마음과 모든 것을 버리고 당신을 따르라는 그리스도의 초대 사이에 패여 있는 골을 보여줍니다. 젊은이는 많이 가진 재산을 버릴 수 없어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갑니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베드로 사도는 모든 것을 버린 자신들은 무엇을 받을 것인지 예수님께 여쭈어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온전히 믿고 따르는 이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실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초연히 죽음을 맞이하기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의 삶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떠민다 해도 소중한 것들을 남겨두고 떠나는 이별을 두려워합니다. 우리의 이런 마음을 알고 계시는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이미 존재하는 현실로 만들도록 초대하십니다.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믿음으로 아기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포기한 키아라 코르벨라 페트릴로(Chiara Corbella Petrillo)의 사례㈜는 이 세상에서도 하느님과 온전히 함께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포기가 아니라 허망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선택한 것입니다.
[역자주] 이탈리아 출신 ‘하느님의 종’ 키아라(1984-2012)는 지금 시복 절차를 밟고 있다. “키아라는 태중에서 시작된 심각한 장애로 첫아이와 둘째 아이를 출산한다 해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키아라는 마지막 순간까지 아이를 품었고 출산과 함께 하느님께 돌려보내 드렸다. 셋째 아이를 가졌을 때 키아라는 자신이 암에 걸린 것을 발견하였지만 태아에 해가 될까 염려하여 항암 치료를 미루었다. 키아라는 변함없는 믿음으로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고통 속에서 춤을 추며 기쁘고 평화롭게 살 수 있었다.” (출처: 바오로 딸 콘텐츠, 김애란 마더 데레사 수녀의 영시)
요한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풍요로운 목초지로 양들을 인도하는 목자로 소개하십니다. 그분의 목소리는 두려움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진정한 삶을 찾아가라고 우리의 가슴에 울려 퍼집니다. 이 풍요로움은 빵을 많게 하신 기적에서 나타납니다. 부족하고 미약해 보이는 것들이 예수님의 손에서 풍요로워집니다. 그러나 군중은 기적에 담긴 더 깊은 영혼의 양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물질적인 빵만을 찾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생명의 빵이라고 밝히십니다. 그리스도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시는 것은 그분의 삶에 참여하고 그분의 존재를 우리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체성사는 단순한 예식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는 일치의 표징입니다. 사도 요한은 성체성사의 제정에 관해 이야기하는 대신 발 씻김 예식을 강조합니다. 참된 예배는 서로를 섬기는 데서 드러난다는 것을 일깨우려는 의도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먼 미래의 환상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우리가 가진 작은 것조차 믿음을 가지고 내어놓을 줄 알면 영원한 생명은 우리의 삶 안에서 실현되는 현실이 됩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사랑의 몸짓은 하느님의 눈에는 무한한 가치로 비칩니다. 사랑 안에서 우리는 영원히 살게 될 것입니다.
(2025년 3월 13일 목요일 오전 9시)
출처: Vatican News, 13 March 2025, 10:00, 번역 장주영
https://www.vaticannews.va/en/vatican-city/news/2025-03/spiritual-exercises-of-the-curia-eighth-meditatio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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