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묵상

2025년 교황청의 사순시기 특강(3)

MonteLuca12 2025. 3. 13. 07:04

 

“모든 심판의 결말”

 

사순시기 피정을 지도하는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인 로베르토 파솔리니 신부는 ‘모든 심판의 결말’이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묵상을 인도했다. 교황청의 관료들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영신 수련의 주제는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이다.

 

[두 번째 묵상]

 

미켈란젤로의 유명한 프레스코화 최후의 심판은 마태오 복음 25장의 내용을 묘사한 것입니다. 이 복음의 비유는 일반적으로 자선에 대한 초대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담긴 놀라운 관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는 전통적인 의미의 심판이 아니라 각 개인이 이미 살아온 현실을 밝혀주는 선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기준이 종교에 소속되어 있는지 아닌지가 아니라, 형제자매 중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이들에게 베푼 구체적인 사랑입니다. 복음의 관점에서는 그들이 바로 그리스도의 제자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단지 선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선을 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 마태오 복음 25장의 비유는 심판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를 뒤집습니다. 복음은 의인과 악인 모두가 임금의 말에 놀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그들이 베푼 선행이 의도적으로 계산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행한 것임을 의미합니다.

 

이는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길이 도덕적 공로에 달려 있지 않고 조건 없이 사랑하며 살아가는 능력에 달려 있음을 시사합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종말에는 하느님 나라가 완전하게 도래하여 인류와 세상이 ‘새 하늘과 새 땅’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042-1044)

 

이 희망은 그리스도의 약속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 순간에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 것을 요구합니다. 즉, 공로를 쌓기 위해 불안해 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성을 그분의 형상과 모습으로 변화시키리라는 믿음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세상 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준비하신 사랑의 계획에 따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이 단순히 머나먼 미래에 주어질 상급이 아니라, 당신의 말씀을 듣고 아버지를 믿는 이들에게 이미 주어진 현실이라고 선포하셨습니다. (요한 5, 24 참조) 복음은 영원한 생명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우리가 살고 사랑하는 방식을 통해 드러나며, 우리의 삶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느끼도록 우리의 마음을 열어줍니다.

 

최후의 심판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깨닫고, 이미 그분의 영원함 안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 외에 하느님께서는 다른 기대를 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2025년 3월 10일 월요일 오전 9시)

 

출처: Vatican News, 10 March 2025, 10:12, 번역 장주영
https://www.vaticannews.va/en/vatican-city/news/2025-03/roman-curia-spiritual-exercises-pasolini-second-reflection.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