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인 로베르토 파솔리니 신부㈜는 매년 사순시기에 세 번에 걸쳐 특강을 진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올해에는 3월 9일부터 14일까지 교황청 바오로 6세 홀에서 교황청의 관료들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영신 수련을 진행한다.
[역자 주] 카푸친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수사 신부인 로베르토 파솔리니 신부는 성서학자로, 1980년부터 세분의 교황을 섬기며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로 헌신하다 2020년 추기경으로 임명된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신부의 뒤를 이어, 작년 11월 9일 교황청의 새로운 강론 전담 사제로 임명되었다.
교황이 로마의 제멜리 병원에 입원하여 부재중인 가운데 진행되는 이번 피정에 관하여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는 이렇게 말한다. “교황님께서 이 자리에 계시지 않지만, 그분께서는 저희와 함께하실 것입니다. 무엇보다 저희가 교황님을 위해 기도하고 교황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을 전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서학자인 카푸친 작은형제회의 수사 신부는 이번 피정의 주제인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은 성경(티토 1, 2)에서 따온 것으로 1,700년 전에 발표된 니케아 콘스탄티노플 신경의 핵심적 내용이라고 설명한다.
“‘영원한 생명’이라는 말은 먼저 죽음을 떠올리게 만들지만 ‘희망’은 ‘영원한 생명’에 대한 ‘약속’을 의미합니다.”
[피정 주제에 관해 바티칸뉴스 기자와 가진 인터뷰 요약]
우리는 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죽음이라는 커다란 장애물을 마주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적 전통에 따르면, 죽음은 우리의 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며 하신 약속은 죽음이 결코 마지막이 아니라는 믿음을 갖게 합니다.
만약 우리가 이 결정적이고 심각한 죽음이라는 삶의 단절을 극복할 수 없다면, 행복도 희망도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생명에 대한 약속은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너머에 있는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해 줍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영원한 생명이란, 죽음 이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지금 여기에서 그 특성과 본질이 드러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단순히 죽음의 공포를 피하려는 막연한 기대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진리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은 이미 지금 시작되었으며, 당신 자신이 우리를 위한 생명이심을 강조하셨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 이 순간부터 영원한 생명의 빛 속에서 살아가도록 초대받고 있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표현을 빌리자면 오늘날 우리는 이 세상의 것들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눈을 들어 별을 바라보며 더 높은 곳을 향하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물질주의가 만연하고, 눈을 어지럽히는 것들이 넘쳐나는 이 시대 상황에서, 오히려 영원에 대한 갈망이 다시 깨어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사후의 생명에 대한 갈망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더 깊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려는 열망인 것입니다.
오늘날의 세계가 비록 최종적인 현실, 이른바 ‘종말론적 실재’(eschatological horizon)를 간과하게 만들지라도, 여전히 사람들은 인간적이고 본질적으로 중요한 가치들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따라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영원한 생명의 의미를 단순한 교리나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삶의 질과 아름다움, 그리고 참된 인간성이 드러나는 방식으로 증거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이론적 가르침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영원한 생명의 빛'이 실제로 빛나도록 하는 것입니다.
※ 로베르토 파솔리니 신부의 피정 강론이 매일 이어집니다. 순차적으로 강론 요지를 번역하여 올리겠습니다. (역자)
출처: Vatican News, 09 March 2025, 15:36, 번역 장주영
https://www.vaticannews.va/en/vatican-city/news/2025-03/fr-pasolini-the-pope-accompanies-us-even-during-his-absence.html
'교황님의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5년 교황청의 사순시기 특강(3) (0) | 2025.03.13 |
---|---|
2025년 교황청의 사순시기 특강(2) (0) | 2025.03.12 |
2025년 3월의 기도지향 (1) | 2025.03.05 |
2025년 2월의 기도지향 (0) | 2025.02.07 |
2024년 성탄 메시지와 「우르비 엣 오르비」강복 (0) | 2024.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