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이기’라는 칭호는 사뭇 진부한 느낌을 준다. 삶의 일부라고 하는 것도 매우 편협한 평가다. 우리의 정신과 몸이 거기에 흠뻑 빠졌다.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삶의 요소가 되어버렸다. 다양한 세상을 만들어내는 재주는 ‘호모 사피엔스’가 받은 특은이다. 시공의 제약을 거부한다. 현세와 내세를 넘나들고 무의식과 영적세계의 경계를 부숴버린다. 주로 정신세계의 영역에서 다루어지던 이야기가 평범한 일상을 점령해버렸다. 일컬어 ‘가상의 세계’는 실재(實在)하는 인간의 삶터로 바뀌었다. 어물어물하는 순간에 바이러스처럼 우리가 사는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눈 깜짝하는 순간에 우리의 머리를 타고 넘는다. 노소를 불문하고 거센 파도에 밀려 투우장 같은 싸움판에 끌려 나간다. 야누스의 얼굴과 같아 평가가 엇갈린다. 싫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