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키시스(Catechesis)

세리의 기도

MonteLuca12 2019. 5. 31. 13:00

 

 

Cor dulce, cor amabile!

사랑하올 예수성심이여!

 

성모님의 달 5월이 예수님의 심장으로 이어졌다. 사랑이 폭포수처럼 내리는 계절을 연이어 산다. 봄의 몸통이 여름에게 자리를 내준 것은 예수성심의 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느님의 생각이 엿보인다. 당신의 백성이 늘어난 것 뿐만 아니라, 자꾸만 커져가는 사랑의 갈구에 맞추어 예수님의 성심이 점점 뜨거워진다.

 

육십 중반의 노인들이 주책이다. 사진만 찍으려면 애들 짓을 한다. 두 손의 엄지와 검지를 모아 심장을 만들더니, 요즘엔 양손을 벌려 손가락 끝으로 두개를 만든다. 감수성이 뛰어나다. 어려서 안방에 걸린 큼지막한 예수성심 상본을 보며 자란 내 몸에는 결코 배지 않는 손짓이다. 그 주책도 6월에 들어서니 의미가 살아난다.

 

예수님의 성심은 우리를 위한 사랑에 상처를 받은 맘이다. 사랑의 상처 받으사 흘리신 귀한 피로써 천국의 문을 여시고 인류를 구원하셨다.” (가톨릭성가 209) 예수님께서 그렇게도 많이 사랑해 주신 우리가, 그분께 드린 것은 상처뿐이다. 창에 찔린 늑방(심장)에서 흘러나온 물과 피는 은총의 샘이 되었다. 흘리신 피는 우리 영혼을 기르는 성혈이고, 피와 함께 흘러내린 물은 우리를 죄에서 구해내신 생명수다.

 

예수성심은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 한결같은 사랑의 표현이다. 당신 외아들마저 기꺼이 내어 주신 사랑의 불꽃이다. 내 거룩한 마음(심장)은 인간에 대한 사랑, 특히 너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내 사랑은 그 불타는 사랑의 불꽃을 더이상 내 마음속에 가두어 둘 수 없다. 너의 수고로 이 불꽃은 널리 퍼져야 한다. 내 성심은 사람들에게 그 사랑의 홍수를 퍼부어 성덕과 구원의 은총으로 그들을 부요하게 하고, 마침내 멸망의 구덩이에서 건져 내려한다.”(1) 예수님께서 말가리다 마리아 알라콕 수녀에게 발현하시어 살아 움직이는 당신의 심장을 보이시며 하신 말씀이다.

 

예수성심께서 베푸신 또 다른 큰 은혜는 당신 어머님을 우리의 어머니로 주신 것이다. 성모님은 당신 아드님과 가장 완벽하게 결합하신 분이므로, 성모님의 마음은 아들 예수님의 마음을 가장 완전하게 드러낸다. 성모의 성심은 인류의 죄로 고통받으시는 예수성심과 일치하고 당신 아드님의 구속사업에 동참하면서, 우리에게 당신의 모성적 자애를 끝없이 베푸신다. 따라서 예수성심께 드릴 공경과 함께 마리아의 성심께 드릴 공경이 합당함을 교회는 가르친다.” (2)

 

5월과 6월은 성모님과 예수님의 성심으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사랑의 나날을 산다. 더욱 뜨거워진 마음으로 6월을 맞는다.

 

Cor Jesu Sacratissimum!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성심이여!

 

如我亦免負我債者  (여아역면부아채자;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듯이),  夷亭 朴詠茂(아오스딩) 作

 

「주님의 기도」 두번째 부분의 네 개 주제 중 두번째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에 대한 교황님의 교리교육을 두 번에 나누어 싣는다. 이탈리아어 원문을 번역한 영문텍스트를 필자가 우리말로 중역한 것임을 밝힌다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1)

하느님께 일용할 양식을 청한 후에, 「주님의 기도」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로 들어갑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께 다음과 같이 청하라고 우리를 가르쳐 주십니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마태 6,12). 우리에게 매일 양식이 필요한 것처럼, 용서도 똑같이 매일 필요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기도는 무엇보다도, 자기가 진 빚을 탕감해 주시기를 하느님께 청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기가 지은 죄와 자기가 저지른 나쁜 짓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모든 기도의 첫 번째 원리입니다. 우리가 완전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한번도 빗나가지 않고 무결점의 성인들처럼 선하게 살았다 하더라도, 우리는 언제나 하느님 아버지께 모든 것을 빚진 자녀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가장 위험한 태도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교만입니다. 항상 하느님과 법대로 따질 것이 있다고 대드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교만한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이 모두 옳다고 믿습니다. 비유에 나오는 바리사이처럼 성전에서 기도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하느님 앞에서 자신을 자랑하는 사람입니다. 주님, 제가 다른 사람들과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교만한 사람들은 자기가 완벽하다고 생각해서 다른 사람들을 비판합니다. 우리 가운데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한편, 성전 뒤편에 멀찍이 서있는 세리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죄인이라고 멸시당했고, 자기는 성전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성전 문지방에 멈춰 서서 하느님의 자비에 자신을 맡겼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리가 용서받고 구원받았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루카 18,14) 그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세리는 교만하지 않았고, 자신의 한계와 죄를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보이는 죄와 보이지 않는 죄가 있습니다. 요란하고 뻔한 죄가 있는가 하면,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하며 짓는 미묘한 죄가 마음속에 숨어있기도 합니다. 죄 중에 제일 나쁜 죄는 아주 열심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조차 감염될 수 있는 교만입니다. 얀세니즘이 활발하던 1600-1700년대에 유명한 수녀원이 있었습니다. 그곳의 수녀들이 완벽하고 천사들처럼 순수하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만, 실제로 그 수녀들은 악마와 같이 교만했습니다. 끔찍한 일이었습니다. 죄는 형제애를 깨트리고, 자기가 남들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게 하며, 마침내 자기를 하느님과 같은 존재로 믿게 만듭니다.(3)(4)

 

(1) 신정식. "예수성심성월 특집 (하) 신심의 역사와 은총." 가톨릭신문. Last modified June 10, 2001.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175787&params=page%3D1%26acid%3D413.

 

(2) 이홍근. "예수성심성월 특집 (하) 예수성심 신심의 역사와 의미." 가톨릭신문. Last modified June 20, 2010.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188771&params=page%3D1%26acid%3D413

 

(3) Vatican News. "Pope Francis General Audience of 10 April 2019." Vatican News. Last modified April 10, 2019. https://www.vaticannews.va/en/pope-francis/papal-audience/2019-04/pope-francis-general-audience-of-10-april-2019.html.

 

(4) Forrester, Virginia. "Holy Father’s General Audience: Full Text." Zenit. Last modified April 10, 2019. https://zenit.org/articles/holy-fathers-general-audience-full-tex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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