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조르노 파파

프란치스코의 경제

MonteLuca12 2019. 5. 12. 07:15

어제 올린 글에 인용된 소논문의 다음 문단은 이렇게 이어진다.

 

점점 심화되는 빈부의 격차,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계층의 증가, 조기 퇴직이나 실직으로 기가 꺾인 중년의 가장, 아예 취직조차 하지 못한 사회 초년병들, 이런 문제들은 이미 우리 교회에도 치유의 책임이 지워진 사회 현상들이다. 도덕과 윤리의식의 실종현상도 보기보다 그 깊이가 심각할 지경에 도달했다. 지하철 안에서 노인과 청년이 다투었다는 기사는 차라리 고전에 가깝게 느낄 정도로 우리는 이 문제에 많이 둔감해져 있다. 살인과 낙태, 성폭행 등은 충격의 도가 전자의 것들보다 조금 더 심하게 받아들여지는 정도일 뿐이고, 웬만한 폭력이나 집단행동 등은 오히려 게임을 즐기듯 보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그 외에도 교육문제, 고령화 사회에서의 노인문제, 자연환경 문제, 인터넷 테러 등, 수없이 많은 병리현상들을 우리는 절묘하게 헤집고 빠져나가며 살고 있다.

복음과 문화가 결별하고 신앙과 역사가 결별하고 있다. 윤리적, 문화적 결별을 나타내는 한 가지 표현은 전 인류가 상호 의존관계의 결과로 겪고 있는 가난과 불의이다. 세상의 악은 물질의 독점화에서 생긴다기 보다는 오히려 개인 간에, 그리고 민족 간에 형제애가 결핍된 데에서 생긴다. 신앙과 생활이 분리되고 신앙과 교회, 신앙과 성사, 신앙과 해방시키려는 의지가 분리되고 있다. 세례를 받은 수백만 명의 신자가 실제로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그들은 체험에 의한 방식으로 하느님을 알고 있지 않다. 이 상황은 「꾸르실료운동」이 창시되었던 당시의 상황과 똑같다” (개정 전 『꾸르실료운동의 기본사상』 46, 47)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의 제목은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태양의 찬가후렴부에서 따왔다. “이 누이가 지금 우리에게 소리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 누이에게 맡기신 재화를 무책임하게 사용하고 남용하여 해를 입혔기 때문입니다”(2) 누이는 우리와 함께 삶을 나누는 지구이다. 그리고 가난한 이들과 지구의 취약함의 긴밀한 관계를 이 회칙은 다룬다.

 

오늘 교황님의 초대편지 속에 담긴 내용은 우리와 무관한, 지구 다른 편 이야기가 아니다. 3세계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늘 이곳에 사는 우리의, 우리 교회의 관심사이고 풀어야 할 시험문제이다.

 

함께 세상을 변화시킵시다

교황은 2020 3월에 개최될 행사에 초대된 전세계의 젊은 경제전문가들과 기업가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교황은 이 서한에서 이들을 초청하는 이유를 전한다. 제가 깊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새로운 계획과 관련한 행사에 참가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이 행사에서 저는 다양한 경제분야에 관심을 가진 젊은 경제인들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경제란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가져다주는 것이고, 배타적이지 않고 포괄적이며, 비인간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미를 품고 있으며,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보호하는 것입니다."
이 행사는 프란치스코의 경제라는 제목으로 2020 3 26일부터 28까지 아시시에서 열리게 된다.

경제를 다시 움직여야 할 필요성
교황은 세계경제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는 소신을 밝히면서, 형제애적 휴머니즘을 상징하는 도시인 아시시가 이번 행사를 개최할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말한다성 요한 바오로2세는 아시시를 평화문화의 상징적 도시로 선정했다면서교황 자신을 위해서도 아시시는 새로운 경제에 영감을 주는 좋은 장소라고 편지에 적고 있다교황은 경제인들이 우리의 미래에 희망을 주고 가장 가난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 전체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데 관한 이야기를 하기에는 성 프란치스코의 삶과 비전을 아는 것이 아주 적절하다는 내용으로 글을 이어갔다.

지구보존과 사회정의 보호에 관하여 
그는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강조된 바와 같이 지구보존과 사회정의 보호는 서로 깊게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위하여는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한다고 말한다."환경 존중, 삶의 개방성, 가족에 대한 관심, 사회적 평등, 노동자의 존엄성 및 미래 세대의 권리를 보장할 수 없는 성장 모델은 수정되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십자가로부터 받은 요청은 "가서 폐허가 된 내 집을 보고 고쳐주십시오!" 라는 것이었다. 증폭되고 있는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은 견실한 경제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 그것은 환경의 상처를 치유하여 우리에게 가치 있는 미래를 보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교황은 자신의 메시지가 누구보다도 젊은이들을 향한 것임을 분명히 한다. 젊은이들은 지구와 그 안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고뇌에 찬 애원을 자기들의 가슴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이 애원은 도움을 청하는 울부짖음이며 책임질 사람이 책임지라는 절규입니다또한 대답을 구하는 호소이며 도망가지 말라는 애원입니다."

변화의 주역인 젊은이들
젊은이들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변화를 일으킬 주역입니다. 여러분들의 대학, 기업, 단체는 경제와 발전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새로운 방법을 창출하는 희망의 생산지입니다. 여러분들은 낭비문화를 퇴치하며,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 주고, 새로운 삶의 스타일을 제시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경제적, 사회적 시스템이 더 이상 한 사람의 희생자도 만들지 않고, 한 사람이라도 옆으로 밀어내지 않을 때에만 우리는 보편적 형제애의 잔치를 벌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 편지에서 교황은 종교적 신념과 국적의 차이를 뛰어넘어 특별한 지향을 가지고 영성체 할 것을 강조한다. 그 지향은 우선적으로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에 대하여 형제적 사랑으로 관심을 가지는 이상적 사회를 염원하는 것이길 바란다고 말한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은 우리에게 이상을 가지라고 촉구하십니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계획이나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성인의 이름을 받은 저에게 그분은 마르지 않는 영감의 원천입니다저는 여러분들과 함께, 여러분들을 통하여, 우리의 가장 훌륭한 경제학자들과 기업가들에게 호소할 것입니다. 그분들은 이미 이러한 이상과 일치하는 경제를 창조하기 위해서 세계적 차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나는 누구보다도 젊은 여러분에게 확신을 가집니다. 여러분은 꿈을 가질 능력이 있고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더 아름다운, 바로 그런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분들입니다."

출처: Vatican News, 11 May 2019, 12:54, By Linda Bordoni / 번역 장주영

 게시글 목록 보기

https://monteluca12.tistory.com

'본조르노 파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음의 기쁨  (0) 2019.05.14
태양의 찬가  (0) 2019.05.12
순종과 열린 마음  (0) 2019.05.11
내가 선택한 그릇  (0) 2019.05.10
교회의 미래인 어린이  (0) 2019.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