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조르노 파파

평화의 사도

MonteLuca12 2019. 5. 8. 06:56

 

반세기가 넘도록 뒤엉켜 살았는데, 막상 어린시절 이야기를 하려고 하니 떠오르는 게 별로 없네. 어버이 날엔 우린 뭐했지? 교장신부님 축하식을 했던가?  저녁기도 전에 묵주신공하기엔 요즈음이 제일 좋았어. 서넛씩 짝을 지어 거니는 모습을 동성 친구들이 담 넘어 보고 부러워했었지. 다음주가 성소주일이야. 어린 마음에 들뜬 날이었지. 계성 애들, 성심 애들이 우리 엉덩이에 밥풀 붙은 거 보고 흉보는 소리 들었냐? 창피해서 혼났다. 은행나무 밑에서 찜뽕공 차며 놀던 건 내가 가끔씩 한 얘기다. , 슬리퍼 발차기! 이 말을 알아듣는 사람 있을까? 백발백중 새총같은 기술은 우리 밖엔 모를 거다. 우리가 처음 소풍 간 곳이 어디였지? 도시락 속에 들어있던 햄만 생각나. 참 맛있었는데 입맛이 변했는지 요즘 그런 맛을 찾을 수가 없네. 땅콩버터 보면 나주교님 생각나고. 그걸로 밥 비며 먹었잖아. 식탁에서 패가 갈려 반찬 가지고 싸우다 똘레당한 애들 있지. 내가 같은 식탁이었거든. 재수없어 찐빵한테 걸린 거야. 누가 알아? 못 봤으면 신부되서 잘 살고 있을지도.

 

그래도 같이 붙어 살았으니 여기까지 온 거다. 무리에서 떨어지면 죽는다 했다. 장기 받을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고장나면 떼고 살아야지. 담낭이고 전립선이고, 유방수술도 했잖아. 우울증도 시간가면 나아지겠지. 아프기도 잘하고 낫기도 잘하네. 이젠 다 혈압약 먹으니 누가 잊고 안 가져오면 나눠 먹으면 되겠다. 그거 좋네. 쥐날 때 먹는 약, 수면제 대신 먹는 신경안정제, 진통제, 몽땅 다 내가 싸 갈 테니, 미사 준비만 알아서들 하시오. 그래도 술은 한잔씩 먹자. 좀 많이 먹긴 했지만, 그거 아니면 만나도 재미있겠냐? 적당히, 맛있게, 그러면 될 거야. 냉면집에 한번 갈까? 주인은 바뀌었어도 맛은 여전하더라. 요새 안 바뀐 집 있나? , 있다. 장군이네! 노동자, 필립보 축일 늦게라도 거기서 하자. 어릴 적 생각하며 혜화동에서어버이 날이 지나가는데 날 잡아 우리 부모님들 위해 위령미사 한번 하자. 헤븐게이트, 서부, 동부 모두 이름이 같은 산소도 가야지. 토론토 노인들은 예전처럼 뭉개기에 너무 늙었어. 남가주 동생 한테나 들러서 가자. 그리고 문화생활은 싫으냐? 그 많은 오페라 DVD, 이젠 넘겨줄 후배 찾아보면 좋겠다. 마당극이라도 한번 같이 보자. 경로우대 받아 만원이면 된다.

 

난 어제 비싼 공연 보고 왔다. 불러주는 사람 있으니 간 거지. ‘동물의 사육제라는 관현악곡인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초청공연이었어. 우리 동물농장도 그런 곡에 붙이면 괜찮겠더라. , , , 원숭이에 멍게까지. 미더덕도 끼워줄까? 해설에 있던 이 말이 생각나네. 얼마나 우스운 동물인가! 예술가라고 하네! 아마추어 사냥꾼이여, 피아니스트를 겨냥하지 말라.” 가장 약한 동물이 사람이라 하네. 하던 대로 열심히 싸우며 살자. 그렇게 싸웠어도 삐쳐서 빠지는 친구 없잖아. 영원히 자리 비우면 얼마나 섭섭하겠냐? “Christus vivit!” 교황님이 그러셨다. 우리가 뭘 하든 주님께서 거기 함께 계신다고. 만나면 이 노래 한번 할까?

 

“Ecce quam bonum et quam jucundum, habitare fratres habitare fratres habitare fratres in unum.”

얼마나 좋고 즐거운가, 형제들이 함께 모여 사는 것이

 

불가리아서 바친 평화의 기도

교황은 소피아의 독립광장에서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의 기도를 바치며 불가리아 사목방문을 마무리했다그곳엔 이 행사에 봉헌된 여섯 가지 신앙고백을 상징하는 여섯 개의 초가 놓여 있었다. 또한 교황방문을 기념해 준비한 성 요한23세의 회칙 「지상의 평화」 로고와 함께 불가리아를 상징하는 장미,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 나무가 자리하고 있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모범
교황이 불가리아에서 참여한 마지막 행사는 평화를 위한 것이었다. 그 뜻을 새기기 위해 이 행사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태양의 찬가(Canticle of the Creatures)’로 시작되어, ‘평화의 기도로 마무리되었다. 교황은 연설을 통해 피조물의 아름다움을 깨닫고 그가 마주친 모든 것을 사랑하신 자신의 수호성인 성 프란치스코를 칭송하였다. 교황은 그것이 사물을 보는 방식을 바꿔 놓은 사랑이라면서, 이 사랑의 자세를 통해 성 프란치스코가 진정한 평화의 사도가 되었다고 말했다.

평화의 사도가 되기를
교황은 우리 모두는 평화의 사도가 되어 성 프란치스코의 발자취를 따라가야 합니다. 평화는 우리가 받은 선물이자 우리가 수행해야 할 과업이므로, 우리는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일해야 합니다. 또한 평화가 기본권으로 존중받는 문화를 꽃피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라고 당부했다. 지난 2월 아라비아반도 방문에서 서명한 인권협회 합의문을 인용한 교황은, 대화가 우리의 살아가는 방법이 되고서로 이해하는 것이 우리의 행동강령이 되는 것을 평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합의된 것이 우리의 행동기준과 규범으로 받아들여지기를 평화는 원합니다.”라고 말했다.

평화의 증거자가 되기를
교황은 이 행사를 위해 선택된 장소의 상징적 중요성을 언급했다. 수 세기 동안 여러 문화와 종교를 가진 불가리아 국민들이 소피아의 이 장소에 모여 만남을 가지고 토론하였습니다. 이 상징적인 장소가 평화를 증거하는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 라고 교황은 말했다.

평화의 도구가 되기를
교황은 이 말로 연설을 끝맺었다.우리 가족과, 우리 마음과, 무엇보다도 전쟁으로 인해 침묵하고 있는 곳과, 힘을 가진 세력이 무관심과 무시로 억압하는 장소에 평화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우리가 어디에 있더라도,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지, 그 곳에서 평화의 도구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출처: Vatican News, 06 May 2019, 18:24, 번역 장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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