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교통사고 보험환자 병동엔 장기입원 환자들이 많다. 오늘 가보니 그렇게 아쉬웠던 간병 보호자 편의장비가 놀라울 정도로 개선됐다. 환자침대 밑에 달린 설합 형태의 간이 평상에서 밤을 지샜던 생각이 낙숫물처럼 쏟아진다. 이 생활이 벌써 3개월째 접어들었다. 내 옷을 싸 들고 온 아내를 두고 나는 여의도로 출근했다. 큰놈은 2년 4개월, 딸은 고작 생후 4개월 반이 되던 날 병원에서 성모성월을 맞았다. 고생에는 이골이 났지만 기약이 없다는 고통을 이겨 내기가 너무도 힘들었다.
아내의 울먹이는 전화를 받고 달려간 곳은 동2로에 있는 작은 병원이었다. 판독용 형광판에 걸려있는 것은 어머니의 대퇴골 엑스레이 필름이다. 방금 7시간 동안 뇌수술을 받고 나오신, 만72세 노인의 것이다. 대퇴골절만으로도 치명적이라 한다. 별다른 도리가 없어 집에 모시고 온 것은 그로부터 2개월 후다. 핏덩어리 아이를 데리고 자게 된 행복은 코딱지고, 식물인간 어머니는 천근 더 무거워진 십자가다. 아버지 기일에 혼자 산소에 갔다가 가까스로 버티던 것을 다 토했다.
나무가 움직일까? 한밤중 변기 물내리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란 아내와 나는 마귀의 소행을 의심했다. 쇠약한 노인은 그렇게 움직이기 시작해 모진 목숨을 스스로 살려 내셨다. 그리고 18년을 더 사셨다. 그분은 ‘부활 제2주일’ 미사에서 생애 최후의 영성체를 하셨다. 당신 사시던 방을 떠나시며 마지막으로 확인한 숫자 ‘2’를 담고 있던 달력은 줄곧 5월에 멈춰서 3년간 그 자리를 지켰다.
늦둥이 외아들을 하느님께 바치고자 원했던 분, 그 간절한 소원을 이루지 못한 절망을 기도로 이겨 내신 분, 아들만큼 사랑한 천주님과 성모 어머니께서 그 노인을 그렇게 버리지는 않으셨다.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모자의 한 생이 이렇게 5월과 끈을 묶었다. ‘푸마시의 법칙’이라 할까? 비가오나 눈이 오나 내 기도 속에는 어머니가 담겨있다.
오늘 교황님 교리교육의 결론 부분을 꽤 여러 차례 읽었다. 손보지 않고 투박한 채로 두었다. 어머니의 기도가 거기 있어 자칫 의미가 부서질까 두려웠다. “아버지의 사랑에 ‘나를’ 내맡기도록 도와 주소서.”
노동절 알현에서 실업자를 위해 기도하신 교황
교황은 5월 1일 ‘노동자 성요셉 축일’에 실직했거나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기도를 바쳤다. 교황은 전 세계에 걸쳐서 나타나는 현상인 낮은 고용률을 "세계적인 비극"이라고 규정했다. ‘국제노동절’인 오늘,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일반알현객’들을 대상으로 한 교리교육을 끝내면서 교황은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을 위해 전구해 주시기를 요셉 성인께 기도했다.
교리교육
이번 주에는 「주님의 기도」의 마지막에서 두 번째 청원인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에 관한 내용이다. 교황은 이 청원이 번역 과정에서 "유혹에 빠졌을 때 우리를 버리두지 마시고"라고 바꾸는 문제에 대한 토론과 제안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것을 간략하게 언급했다.
번역 문제
이 마지막에서 두번째 청원에 나오는 하느님 아버지와 우리의 대화가, 우리의 자유의지와 마귀의 덫 사이에 벌어지는 전쟁드라마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모양새라고 설명하면서 그리스어 원본의 정확한 의미를 확실하게 포착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교황은 지적한다. 그래서 지금의 번역본들이 모두 조금씩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하느님이 우리를 유혹에 빠트리는 분이 아니라는 사실만은 확실하게 믿는다는 것을 교황은 확인한다.
아버지는 자녀들을 위해 덫을 놓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자녀를 위해 덫을 놓는 법은 없다는 것을 생각하십시오." 예수님의 생애에서도 고난과 유혹이 신비스럽게 나타난다. 이런 하느님 아들의 체험이 예수님을 완전한 우리 형제로 만들었다고 교황은 말한다. 복음에는 하느님이 아들을 홀로 남겨두지 않으셨다는 구절이 많다면서, 교황은 사막과 겟세마니 동산에서 아버지의 뜻을 버리려는 유혹을 극복한 예수님의 사례를 인용했다.
아버지는 자녀를 버리지 않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실 때도,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도 줄곧 우리와 함께 계셨습니다. 우리가 즐거울 때나 고통을 당할 때에도 함께 계셨고, 슬프거나 실패했을 때에도, 심지어 죄를 지었을 때조차 우리와 함께 계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버리실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겁니다"라고 교황은 말했다. 하느님이 대장 마귀가 아니란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라고 한다. 악마가 그의 자녀들 중 한 사람의 삶에 나타날 때 하느님은 그 자녀를 위해 싸워서 그를 구해낸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교황은 강조했다. 교황은 "하느님은 항상 우리를 위해 싸우시지, 우리의 반대편에 계시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런 이유에서 우리는 아버지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우리를 인도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한다. 하지만 실제로 유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 되면 "우리가 홀로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시고, 그리스도께서 이미 우리의 십자가를 대신 지셨다는 것을 보여주시고, 그리스도께서 함께 십자가를 함께 지고 가자고 부르신다는 것을 보여주시고, 아버지의 사랑에 우리 자신을 내맡기도록 도와 주소서.”라고 기도할 것을 가르쳐 주신다.
출처: Vatican News, 01 May 2019, 11:38, By Linda Bordoni / 번역 장주영
게시글 목록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