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조르노 파파

아, 노틀담!

MonteLuca12 2019. 4. 17. 07:19

루이자는 윌이 떠나고 나서야 그가 생전에 쓴 편지를 파리 시내에 앉아 읽는다반드시 프랑 부르주아 거리의 카페 마르키에서 크루아상과 커다란 카페 크렘을 앞에 놓은 채 읽을 것.” (소설 『미 비포 유』의 에필로그 중에서지극한 사랑으로 전신마비의 삶을 보살펴준 여인이 파리에 살 수 있도록 사랑의 보답을 하고 애절한 내용을 담아 거기서 받게 맞추어 보낸 편지다.

 

30년도 더 전에 파리 복판에서 길을 잃고 당황한 적이 있다. 출장 중에 주일을 만나 성당에 갔다가 겪은 일이다. 분명히 호텔로 돌아올 길을 머릿속에 그려 두었는데 어쩜 그렇게 골목골목이 다 똑같을까? 대가가 컸지만 미사는 궐하지 않았다. 지금도 생각난다. 적잖게 어두운 성당 안이 요즘 여의도의 벚꽃 길처럼 온통 하얗다. 쉽게 만날 수 없는 검은머리의 젊은 동양인이 그 노인들 눈에는 더 신기하게 비쳤을 지도 모른다. 파리 시내의 작은 성당에서 만난 그 노인들 중에 아직 세상에 남은 분이 있을까? 그분들이 안 계시면 지난 주일 미사에는 몇명이나 왔을까?

 

꿈의 도시 파리가 탔다. 가슴 아픈 일이다. 바티칸 뉴스는 아래에 붙이는 화재 소식을 싣고나서 3시간 만에 성당 복구를 위해 전문가를 파견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추가로 올렸다. 국내 언론에 보도된 기사 몇 개를 뒤져봤다. ‘애통’, 그 다음엔 모조리 문화재에 대한 염려다. ‘파리의 시작점인 제로포인트’와 ‘종지기 콰지모도를 떠올리면서 그곳이 기도하는 집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름을 빌려주신 성모님이 섭섭해하시지 않을까?

 

“Notre Dame!”

모후이신 어머니, 우리의 생명, 기쁨, 희망이시여!”

 

노틀담 화재를 아파하며 기도를 요청한 교황

교황은 월요일 저녁 노틀담 성당을 덮친 화재로 인해 슬픔에 빠진 프랑스의 가톨릭 신자들과 파리 시민들, 그리고 진화에 힘쓰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바쳤다화요일 아침 트위터에서 교황청 공보실의 임시이사 알레산드로 기조티는 교황이 프랑스 국민들에게 보내는 위로성명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 비극적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월요일 저녁 화재가 시작된 직후, 기조티는 프랑스뿐아니라 세계적으로 교회의 상징인 대성당에서 일어난 화재의 충격과 슬픔을 트위터에 담아 전했다.

화재의 원인
월요일 밤 저녁 파리의 860년 된 대성당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목조 지붕으로 급하게 번지면서 첨탑이 붕괴되었다수백 명의 소방관들이 진화할 때까지 걷잡을 수 없는 불길은 12시간을 넘게 타올랐고 화마와 싸우다 한 명의 소방관이 부상을 입었다화재는 첨탑 주변에서 시작됐는데, 그 곳에서는 노동자들이 지붕과 목재 첨탑에 대한 대규모 보수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파리 검찰이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경찰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화재가 우발적 사고였다는 추정 하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 상황
고딕 양식의 걸작품인 외벽과, 성당의 전면부 및 쌍둥이 종탑만 서있다. 1730년대에 설치된 오랜 역사를 간직한 유명한 파이프 오르간도 온전하게 살아남았다. 소방관들은 내부에 소장되어 있던 많은 보물을 구해냈다고 한다노틀담 대성당의 주임, 파트릭 쇼베 몬시뇰은 예수님이 수난 중에 쓰셨던 가시관과 13세기 프랑스의 왕, 聖 루이가 입었던 것으로 알려진 튜닉()은 소실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슬픔을 함께 나누다
슬픔을 함께 나누겠다는 메시지가 전 세계로부터 답지하고 있다프랑스의 주교들은 노틀담 성당은 수도 파리를  넘어서서 가톨릭 신앙의 중요한 상징 중 하나라고 말했다그들은 또한 전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교회의 살아있는 돌"이 되어 달라는 말과 함께, 이번 성주간을 거룩하게 지내며 부활의 희망을 함께 바라보자고 당부했다뉴욕 대교구장 티모시 돌란 추기경은 맨해튼의 성 패트릭 대성당 계단에서 뉴욕시민들도 파리시민들과 함께 슬픔을 나눈다는 위로의 말을 전하며, 이번 성주간이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것처럼 죽음이 생명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었다고 말했다오늘 죽으신 분이 부활하시리라는 것을 우리는 믿습니다.”  알렉산드리아 콥트 정교회의 지도자인 타와드르스 2세 교황도 파리의 노틀담 대성당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념물 중 하나라면서 이번 화재가 모든 인류에게 커다란 상실이라고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출처: Vatican News, 16 April 2019, 10:49., By Devin Watkins / 번역 장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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