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조르노 파파

십자가 위에서

MonteLuca12 2019. 4. 17. 22:05

보릿고개 곳간 비듯 새벽미사 참례하는 숫자가 슬금슬금 줄더니 급기야 어제 아침에 작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성당 뒤 켠 반쪽의 전등이 꺼진 것이다하필 성삼일을 하루 앞둔 날 이런 일이 생겼다. 성당이 그렇게 큰 것도 아닌데 내가 봐도 너무 휑하다. 게다가 복사하는 아이 둘과 전례봉사자를 빼고 나면 내가 제일 영계다. 앞으로 10년 뒤엔 앞쪽 전등이라 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런저런 쓰잘데없는 걱정에 분심투성이의 엉터리 미사를 했다.

 

오늘 성목요일은 사제들의 축일이다. 성체성사와 함께 신품성사를 세우신 날이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모든 신부님들께 축하인사를 해야 할 텐데 오늘은 별로 내키지 않는다. ‘사제들의 인사적체라는 엉뚱한 이야기가 있다. ‘부주임 사제의 범위를 넓힌 것은 이런 맥락과 닿아있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진짜 그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이게 시쳇말처럼 실화라면 전세계 어느 곳에서도 그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우리만의 행복한 비명이라고 해야 하나? 목자가 없어 고해성사조차 보지 못하는 그 많은 나라의 신자들이 들으면 마냥 부러워하기만 할까? 아니길 바란다. 교회와는 절대로 어울릴 수 없는 단어다.

 

교황님은 일용할 양식’, ‘용서와 사랑에 이어 예수님의 기도에 관한 가르침을 주신다. 기도할 때 구하라고 하신 세가지 중에 하나를 골랐다. 오늘은 시련을 당할 때 하느님 아버지께 의탁할 줄 아는은총이다. 또 하나 할 일이 남았다. 십년을 넘게 맡아 둔 ‘지정석’을 잃었으니 부활 지나면 새벽미사에 가서 앉을 새 자리를 골라야 한다.

 

교황님의 교리교육 - 오늘일반알현에서

수요일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반알현에서 교황은 지난 주에 이어   「주님의 기도」에 대한 교리교육(catechesis)을 계속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앞둔 성주간을 지내며 하느님께 하신 세 번의 기도에 초점을 맞추었다. 다음은 교황의 교리교육에 대한 공식 영어요약이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 주간에 우리는 「주님의 기도」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성삼일이 시작되기 전날 저녁에, 예수님께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앞두고 하느님 아버지께 하신 세가지 기도를 생각해 봅시다. 최후의 만찬이 끝난 다음 바치신 것이 첫 번째 기도입니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도록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요한 17, 1) 두번째 기도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하신 것으로 고뇌에 가득 찬 예수님은아빠! 아버지!"(마르14,36)라는 부드러운 말로 하느님께 당신을 맡깁니다. 세번째는 십자가 위에서 극심한 고통 중에 우리를 위해 바치신 기도입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23,34). 앞으로 우리가 「주님의 기도」를 할 때, 여러분들은 각자 다음 세 가지 은총 중에서 하나를 구하십시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것, 즉 사랑의 삶을 사는 것시련을 당할 때 하느님 아버지께 의탁할 줄 아는 것자기 자신을 용서하고 다른 사람들을 용서할 용기를 얻는 것이 그것입니다.”

교황은 알현자들이 성주간 동안 성령의 은사를 통해 정화되고 새롭게 된 마음으로 주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할 수 있도록 인도되기를 축원했다. 하느님께의 축복이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출처: Vatican News, 17 April 2019, 09:45, 번역 장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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