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lieve There is Good in the world!
Be The Good in the world!
우리 시간으로 지난 밤, 「바티칸 뉴스」 인터넷 판에 게재된 기사 이미지에 담겨있는 글이다. 이 세상에 善이 살아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말자는 격려다. 그 안에는 권유가 실려 있다. “너와 내가 세상의 善이 되자!”
기사는 먼 나라 미국의 인종차별에 관한 것이었다. 서로 다른 피부와 머리색이 생각과 가치의 기준을 갈라놓아 생기는 문제다. 오래오래 함께 살자고 맺은 언약은, 곡조만 남고 잊힌 옛 노래처럼, 공염불의 가사가 되어버렸다. 이미지에 새겨진 글 때문에 눈길을 사로잡은 기사의 내용이 왠지 친숙하여 남의 이야기 같지 않다.
자꾸만 갈라지고 찢어진다. 손가락질은 초보자들의 짓이다. 거짓말과 모욕이 난무하고 중상과 모략이 판을 친다. 청백기가 휘날리던 운동회 마당이 좌우 진영으로 바뀌어 살의가 번뜩이는 전쟁터로 바뀌었다. 친목을 도모하려 일부러 붙여놓은 선의의 경쟁이 더 이상 아니다. 흩어진 마음들을 묶으려 펼쳐놓은 화합의 마당이란 허울은 애저녁에 그 빛이 바랬다.
조롱하듯 세상을 헤집는 바이러스가 질릴 것 같다. 어떤 시련이 닥쳐도 하던 짓을 멈추지 않는 끈기에 놀라지 않을까? 증오와 오만이 켜켜이 쌓여 굳어버린 껍질을 깨버릴 재간이 없다. 실망과 한숨의 꼬리에 광야의 외침이 달려있다. 그때 시작된 사순시기가 끝없이 이어진다. 기도와 단식! 그걸 잊고 있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기도와 단식의 날
미국 일부 지역에서 인종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밀워키의 대주교가 평화와 공동선을 존중하자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주교들은 모든 신자들이 정해진 날에 기도와 단식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주교들은 이번 8월 28일과 9월 9일 성 베드로 클라르베 축일을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기도와 단식의 날로 정하고 이틀 중 하루 전국의 신자들이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초청은 위스콘신 주에서 백인 경찰에 의해 등에 총을 맞고 마비상태에 빠진 아프리카계 미국인 제이콥 블레이크의 총격사건 이후 며칠간 이어진 시위 이후에 나온 것이다.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26일 새벽 케노샤에서 17세의 백인 소년이 시위대를 향하여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총격사건으로 인하여 심야시위에 참가했던 두 사람이 숨지고 다른 한 사람이 총상을 입었다.
기도와 금식
미국가톨릭주교회의(USCCB) 특설(特設) 인종차별위원회 의장인 셀튼 파브르 주교(루이지애나 주, 후마-티보도 교구 소속)는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우려하며 이렇게 말한다.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거룩한 희생제사인 미사에 참례합시다. 예수성심께 인종차별의 ‘죄를 배상하는 보상기도’㈜를 바칩시다.”
[역자 주] 배상(reparation): 라틴어에서 유래하는 이 단어의 자구적 의미는 ‘고치다’, ‘회복하다’를 뜻한다. 신학적 · 전례학적으로 볼 때 이 단어의 의미는 화해에 가까우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음으로써 그 값을 치르고 일치하게 하는 행위, 곧 기본적으로 속죄를 가리킨다. 달리 말해 우리는 배상 행위를 통해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대신해 짊어지신 십자가를 우리 자신이 지는 참회 행위를 통해 하느님의 진노를 누그러뜨리고자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의 짐을 지셨음을 알고 있다(1베드 1,19; 요한 1,29; 사도 8,32-35). 우리는 참회의 성격을 지닌 행위들뿐 아니라 하느님과 다른 이들을 사랑하는 긍정적 가치를 가진 다양한 행위들을 실천함으로써 우리 죄를 보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도 중의 기도인 미사에 참여함으로써 이와 같은 배상이 이루어진다. 배상은 성체성사와 모든 기도의 네 가지 목적 가운데 하나이다. (출처: 전례사전)
미국 주교들은 또한, 성녀 카타리나 드렉셀과 성 베드로 클라베르 같은 인종적 평등을 위하여 싸웠던 성인들의 전구를 청하며 묵주기도를 바쳐달라고 당부한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파브르 주교는, 8월 28일이 1963년 워싱턴DC에서 열린 ‘직업과 자유를 위한 워싱턴 행진’의 57주년 기념일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그곳에서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을 했다. 파브르 주교는 이렇게 강조한다. “우리는 우리사회에 현존하는 죄악에 맞서 끊임없이 싸워야 합니다. ‘정의의 은행이 파산했다고는 믿지 않는다.’고 외치신 킹 목사님의 말씀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본인이 말한 것처럼 킹 목사님의 꿈은 아메리칸 드림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분과 많은 용감한 신앙의 증거자들이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오기 위하여 지불한 대가를 잊으면 안 됩니다.”
희망의 등불인 교회
파브르 주교는 밀워키대교구(케노샤市도 이 교구에 소속)의 제롬 리스터키 대주교와 연대하여 이 인종차별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밝힌다. 제롬 리스터키 대주교는 이번 주 초에 본인의 뜻을 이렇게 밝힌 바 있다. “폭력은 결코 평화와 정의를 세우는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교회는 희망의 등불입니다. 폭력과 불의, 인종차별과 증오의 죄는 자비를 실천함으로써 우리의 공동체에서 몰아냅시다. 우리는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보존해야 합니다. 공동선을 존중하고, 흔들리지 않는 평등과 평화를 지켜내기 위하여 함께 기도합시다.”
출처: Vatican News, 28 August 2020, 13:45, 번역 장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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