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없다”는 말이 낯설지 않다. 얼마나 많이 절망을 맛보았던가? 돌이켜 보면 스릴 넘치는 한 편의 영화가 바로 내 삶이 아니었나 싶다.
아주 작은 이유로 엄청난 결과가 만들어졌고, 눈곱만큼 사소한 인연이 삶 전체를 바꾸는 일을 냈다. 평탄한 신작로 보다는 가시밭길이 많았고, 강냉이 죽에 질린 위장보다는 말로 인해 찢어진 가슴이 더 아팠다. 여름엔 너무 더워 힘들었고, 겨울은 지나치게 추워 괴로웠다. 꽃이 예쁜 봄엔 바람이 심하고, 낭만의 가을은 왠지 모르게 슬프다. 젊어서는 힘들어 어려웠고, 늙으니 무료해서 힘들다. 머리 속은 거짓 창고요, 껍데기는 위장막이다. 세상 안엔 도둑이 득실거리고, 성당 밑엔 마귀가 모여 산다. 사랑하는 사람은 떠나가서 밉고, 미워하는 놈은 배알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아서 싫다. 인생이 온통 잿빛이다.
교황님은 정신적 피로에 빠질 위험을 경고하시며 예수님의 말씀을 들려주신다. “희망을 잃지 마라”
이분들 아니면 어찌 살아갈꼬?
"그리스도인은 실패에 굴복해서는 안됩니다"
교황은 오늘 카사 산타 마리아에서 봉헌된 아침 미사에서 ‘희망을 잃게 하는 정신적 피로’에 관해 강론했다.
오늘 강론은 제1독서인 민수기의 말씀에 대한 묵상이었다. 그리스도인들이 때때로 불평과 불만이 생겨날 틈을 만듦으로써 실패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그것은 악마가 씨를 뿌릴 수 있는 완벽한 토양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오늘의 독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오랜 광야의 생활에 지친 모습을 보여준다.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벗어날 때 가졌던 열정과 희망은 점차 약해지고 인내심이 바닥나서 하느님을 향해 투덜거리고 불평하기 시작한다. “당신들은 어쩌자고 우리를 이집트에서 올라오게 하여 이 광야에서 죽게 하시오?” (민수 12, 5)
정신적 피로는 우리의 희망을 앗아가 버린다. 또한 자기 멋대로 생각하게 만들어 눈앞에 나타난 부정적인 것만 보고 그동안 우리가 받은 좋은 것을 잊어버리게 만든다고 교황은 설명한다.
"우리가 피폐해지고 힘든 ‘인생여정’을 견딜 수 없게 될 때, 우상이나 불평을 통해 도피하려고 한다. 정신적으로 피곤해지면 그리스도인들은 불만을 갖게 되고 모든 것이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가르쳐 주셨다. 우리가 불만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때에는 아이들이 장난하듯 무절제한 모습이 된다.”
악마를 위한 비옥한 땅
교황은 일부 그리스도인들이 악마에게 완벽한 토양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실패’에 굴복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위로를 두려워하고, 희망을 품는 것을 무서워하고, 주님의 따뜻한 보살핌을 겁낸다.
교황은 이것이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삶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사실을 애통하게 생각한다. "그들은 불평하고 비난하면서 살고, 계속해서 불만을 가지고 투덜거린다.
"이스라엘 백성은 긴 광야의 삶을 견디어 내지 못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때론 인생여정을 힘들게 느낍니다. 지친 나머지 실패하는 길을 택합니다. 그것은 고독한 삶으로 빠져드는 것입니다."
그것은 인류 초기에 등장하는 에덴 동산의 뱀이 만들어낸 황폐한 세상의 모습이라고 교황은 말한다. 그것은 하와의 유혹으로 상징되는 뱀이며, 우리가 피폐해지면 뱀이 그 틈을 파고들어 언제나 물어뜯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희망에 대한 두려움
교황은 자신의 삶을 불평으로 낭비하는 사람들은 실패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고, 희망을 버리는 것이고, 예수님의 부활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우리를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해 주시기를 주님께 청하자는 말로 교황의 강론은 마무리되었다.
"주님,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고 미래를 행해 계속 나아갈 힘을 우리에게 주소서.”
출처: Vatican News, 09 April 2019, 12:09, By Linda Bordoni / 번역 장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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