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의 끝은 「성인열품도문」에 닿아 있다. 길고도 긴 「조과」,「만과」는 어린 5남매에게 결코 즐거운 일이 아니었다. 누나들은 나이 순서대로 졸리거나 싫은 티 내기를 어려워하는 것 같았다. 나는 어리다는 특권과 늦둥이 외아들이라는 특혜 때문에 기도 중에 조는 것에 제약이 덜했다.
그러나 학교도 가기 전, 여섯 살부터 그 영광스러운 복사를 하기 위해 그동안 누렸던 부정한 특혜를 몽땅 반납한 것은 물론이고 「時課」와는 별도로 과외공부를 해야 했다. 영어라고는 ‘a’도 모르시는 어머니로부터 어려운 라틴어 미사통상문을 입전으로 배우게 된 것이다. 생각해 보면 그것도 일종의 기적이다.
나중에 그 ‘층계송’ 앞 문장의 의미를 알고 참 멋진 말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다시 쓸 수 없는 기도가 되어버렸다.
"Ad Deum qui laetificat juventudem meam"
“내 젊음을 즐겁게 하시는 주님께 나아가리이다”
오늘 교황님은 솔직히 털어 놓고 주님께 조르는 것이 기도라고 말씀하신다. 마음에 든다. 오랫동안 쌓아 온 교리지식이 ‘청원’만 하는 것을 껄끄럽게 만들었다. 이제야 편하게 기도할 수 있을 것 같다. 교황님의 어제 아침 강론을 싣는다.
용기를 가지고 기도하십시오. 솔직하게 말씀 드리십시오.
목요일 「카사 산타 마르타」에서 봉헌된 미사의 강론에서 교황은 우리에게 사순시기 동안 주님과 얼굴을 마주보며 우리 삶의 전부를 그 분 앞에 펼쳐 놓고 용기있게 기도하라고 일러주신다. 기도는 금식, 자선과 함께 사순절을 준비하는 세 가지 방법 중 하나이다.
대담하게 기도하십시오.
"기도하기 위해서는 많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기도는 대체로 미지근합니다. 참된 기도는 이런 것입니다. 주님과 함께 하십시오. 우리가 탄원을 드리고자 할 때에는 용기를 가지고 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을 때 흔히 '솔직히 말해서…'라는 표현을 씁니다. 나는 그 말이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의심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내가 그렇게 해도 주님께서는 들어 주실 지 어떻게 알지?' 우리는 확신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위대한 중재자이시기 때문입니다."
교황은 기도란 숨김없이 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대담하거나 또는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용기 있게 주님께 말씀드리는 것이다.
성경에 나타난 중재기도
교황은 성경에 나오는 중재기도에 탁월한 인물로 모세, 아브라함, 한나, 그리고 가나안 여인을 꼽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솔직히 털어 놓았다. 가끔 이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주님과 싸우기도 했는데, 마치 하느님과 팔씨름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교황은 말한다. 결국 그들은 하느님에게서 요청한 것을 얻어냈다.
그들은 주님께서 그들이 바라는 것을 채워 주시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렇게 강력하게 기도했던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의 중재자시다.
교황은 예수님께서는 하늘에 오르셨고, 하느님 아버지께 우리를 위해 중재해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사실을 신자들에게 상기시켰다. 수난 전에 베드로에게 하신 약속을 말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이 순간에도 우리를 위해 기도하십니다. 내가 열심한 신자이든, 경제적 이익을 구하는 사람처럼 기도하든, 말을 더듬든, 주님께 대들든 상관없이 나의 기도를 받아서 하느님께 전해 드리는 분은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께 굳이 말씀드릴 필요가 없는 분입니다. 예수님이 당신의 상처를 보여주시면,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그 상처를 보시고 은총을 베푸십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예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기억하십시오. 예수님은 우리 용기의 원천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보호자이시며 지금도 우리를 위해 중재하고 계십니다.
출처: Vatican News, 04 April 2019, 13:02, By Devin Watkins / 번역 장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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