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의 사순시기 특강(3) (2024년)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요한복음에 나오는 착한 목자의 비유를 주제로 2024년도 세 번째 사순 특강을 진행했다.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요한 10, 11) 이 구절은 초막절을 지내면서 벌어진 유대인들과의 논쟁 중에 나오는 내용이다.

 

성경의 역사 속에 나오는 목자

 

예수님 시대에는 목자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추기경은 말한다.

 

“이스라엘 민족은 처음부터 양치기 유목민이었습니다. 그들은 양을 단지 생계유지의 수단으로만 여긴 것이 아니었습니다. 목자들의 삶 자체가 양들과 함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들은 양들과 삶을 나누는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인류와 맺으신 관계를 표현하기 위해 목자의 이미지를 사용한 이유입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왕과 사제, 지도자들도 목자라는 호칭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언제나 자기들에게 맡겨진 사람들을 잘 돌보지 않았기 때문에, 착한 목자의 모습과 함께 나쁜 목자의 모습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에제키엘 예언서 34장을 인용하며, 당신의 양 떼를 돌보시겠다고 약속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상기시킨다. “잃어버린 양은 찾아내고 흩어진 양은 도로 데려오며, 부러진 양은 싸매 주고 아픈 것은 원기를 북돋아 주겠다.” (에제 34, 16)

 

목자와 양

 

추기경은, 목자들도 모두가 위대한 목자의 돌봄을 받는 양이라고 말한다.

 

“교회의 사목자 또한 치유가 필요한 상처를 입은 사람입니다. 즉, 스스로 아픔을 안은 채 다른 사람들이 치유되도록 도와야 하는 사람입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우리가 치유해야 할 주요 질병은 두려움이라고 분석한다.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은 사람들의 두려움과 노이로제를 분석하고 이를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끌어내어 치유하려고 노력합니다. 복음은 과학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까지 들어갑니다.”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는 그리스도를 모든 두려움을 녹여내는 ‘용해제’라고 표현하며 그 근거로 요한복음의 말씀을 제시한다.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요한 16, 33)

 

“오직 하느님께서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 폭력적이고 광기 어린 세상에서 우리를 구원하실 수 있습니다.”

 

양을 위해 목숨을 버리심

 

추기경은 착한 목자가 양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말은 일찍이 성경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 중에서 가장 큰 위로를 줄 수 있는 말씀이었습니다. 예수께서는 양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노라 약속하셨고 실제로 그것을 실행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두려움을 대신 떠안으심으로써 우리를 두려움과 불안에서 건져내셨습니다. ‘그분의 상처로 여러분은 병이 나았습니다’(1베드 2, 24)라는 성경 말씀 그대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단지 고뇌를 극복하는 방법을 알려주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까지 주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의 현존과 은총입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마지막으로 이 믿음을 가시적인 체험으로 만든 순교자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자신과 함께하신다는 것을 믿었기에 두려움 없이 순교를 받아들였습니다.”

 

상처 입은 치료사

 

추기경은 두려움과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이 늘 자신의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지만, 다른 사람을 자유롭게 하는 것은 우리의 힘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사목자든 평신도든, 우리는 모두 상처 입은 치료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자신이 상처를 입고 있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출처: Vatican News, 08 March 2024, 14:10, 번역 장주영

Cardinal Cantalamessa’s third Lenten sermon: I am the Good Shepherd - Vatican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