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묵상

2022년 부활 메시지와 「우르비 엣 오르비」강복

MonteLuca12 2022. 4. 19. 13:08

부활 메시지와 「우르비 엣 오르비」 강복

 

“그리스도의 평화로 이겨냅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활 「우르비 엣 오르비」 메시지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고 선포한다. 그리고 전쟁의 희생자들과 전 세계의 모든 고통 받는 이들을 기억하면서, 그리스도의 평화가 우리 각자의 삶과 모두의 가정과 나라에 깃들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햇살 가득하고 꽃향기 넘치는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님 부활대축일 낮 미사’를 집전했다. 이 미사에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발생 이후엔 볼 수 없었던 많은 순례자들이 모였다.

 

제단 주위를 예쁘게 장식한 4만 송이의 꽃과 나무가 ‘성 베드로 광장’을 정원으로 바꾸어 놓았다. 네덜란드의 플로리스트들은 매년 부활대축일마다 이 꽃 장식을 봉헌해 왔다.

 

성 베드로 광장을 수놓은 부활 꽃 장식

토요일 밤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파스카 성야 미사’를 집전한데 이어, 교황은 산뜻하고 시원한 봄날 오전에 ‘성 베드로 광장’에서 약 십만 명의 순례자들과 함께 ‘주님 부활대축일 낮 미사’를 봉헌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교황은 미사 중에 강론을 하지 않고 정오에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출입문 2층 테라스에서 관례에 따라 부활 메시지를 발표한 다음 「우르비 엣 오르비」 강복을 내렸다.

 

[역자 주] “Urbi et Orbi” Blessing" : ‘도시와 전 세계에’라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이며, 이후 로마에 운집한 청중들과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보이지 않는 청중들에게 교황이 베푸는 장엄한 강복을 뜻한다. 이 교황 강복은 성년(聖年) 동안에, 그리고 교황 착좌식 기타 중요한 기회에 종종 베풀어진다. 이 강복은 한 때 50년이 넘도록 베풀어지지 않고 있었는데. 교황 비오 11세가 1922년에 이를 부활시켰다. (출처: 가톨릭대사전)

 

성 베드로 광장에서 봉헌된 '주님 부활대축일 낮 미사'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셨습니다!

 

교황은 광장을 찾은 이들과, 웹과 텔레비전, 라디오를 통해 예식에 참례한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부활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기쁜 부활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제자들 앞에 서계신 분은 유령이 아니라 살아계신 예수님이었습니다. 제자들은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인사하시는 예수님을 믿을 수 없는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교황은 부활하신 예수님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우리의 마음이 진정으로 열리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밝힌다. 우리는 지금 평화와 역행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부활을 맞이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계속되는 전쟁과 폭력으로 죽어가는 상황을 개탄한다.

 

교황은 폭탄을 피해 피난처를 찾아야 했던 모든 형제자매들을 기억하자고 호소한다. 이런 비극적인 현실에 처한 이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셨고, 진정으로 죽음을 이기셨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심정을 밝힌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주님의 부활을 알리는 목소리가 소중하게 느껴지는 때입니다.

동방의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더욱 간절한 소망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셨습니다! 진정으로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끝날 것 같지 않은 사순시기의 끝에서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을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주님께서 우리 앞에 오셔서 가운데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 19)라고 되풀이해서 말씀하실 것을 바라고 있다고 교황은 강조한다.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 새로운 연대정신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희망이 있었지만, 동생 아벨을 제거해야 할 경쟁자로 보았던 카인의 생각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교황은 상기시킨다. 그런 사실을 우리는 끔찍한 전쟁과 폭력을 통해 생생하게 목격하고 있다고 말한다.

 

성 베드로 광장에서 봉헌된 '주님 부활대축일 낮 미사'

주님께서 평화를 가져오시다

 

교황은 오직 주님만이 우리에게 진정한 평화를 가져다주실 수 있는 분이라고 강조하면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에게 지워드린 짐을 대신 지셨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우리는 죄와 완고한 마음, 형제간의 증오로 인해 입은 상처를 그분께 떠맡겼다고 지적한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그 십자가를 기꺼이 지셨습니다. 부활하신 다음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지울 수 없는 인장을 찍듯이 확인해 주셨고, 영원히 우리의 중재자가 되어주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그런 예수님을 보시어 우리와 온 세상에 자비를 베푸실 것입니다.”

 

“그 영광스러운 상처를 묵상하면서 제자들이 한 것처럼

우리도 눈을 크게 뜨고 믿기 어려운 예수님의 모습을 바라봅시다.

굳어있는 우리의 마음을 풀어 부활의 메시지를 받아들입시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 각자의 삶과 모두의 가정과 나라에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도

 

교황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빌었다. “전쟁으로 짓밟힌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다시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고통과 죽음의 이 끔찍한 밤에 지나고 곧 새로운 희망의 새벽이 밝아오기를 기원합니다.”

 

성 베드로 광장에서 봉헌된 '주님 부활대축일 낮 미사'

교황은 수백만 명의 난민들, 고아가 된 아이들과 홀로된 노인들을 포함하여 모든 전쟁의 희생자들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 우리에게 들려오는 어린이들의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한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수많은 어린이들이 폭력의 희생자가 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다. 태중의 아기들이 태어날 권리를 박탈당하고 굶주림과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한 어린이들의 고통이 너무나 큰 현실을 개탄한다.

 

교황은 국가 지도자들에게 고통 받는 이들의 외침을 경청하고 평화를 위한 결단을 내릴 것을 호소한다.

 

“모든 국가 지도자들이 평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에 귀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그들은 거의 칠십 년 전에 과학자들이 제기한 골치 아픈 질문들을 다시 듣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인류를 종식시킬 것인가? 아니면 인류가 전쟁을 포기해야 하는가?’(러셀-아인슈타인 선언, 1955년 7월 9일)

 

 

고무적인 징후

 

교황은 이주민들과 난민들을 환영하기 위해 문을 열어준 유럽 국가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렇게 사랑을 베푸는 행위는 희망을 알려주는 표시이며, 이기심과 개인주의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축복이라고 말한다.

 

세계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과 갈등이 때때로 간과되거나 잊혀지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도 똑같은 사랑과 연대의 정신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성 베드로 광장에서 봉헌된 '주님 부활대축일 낮 미사'

중동의 평화

 

교황은 중동의 평화를 위해서도 기도했다. “예루살렘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원합니다. 그곳을 사랑하는 그리스도교인, 유다교인, 이슬람교인 모두의 마음에 평화가 깃들기를 빕니다.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이 평화의 아름다움을 맛보고, 형제애를 나누며 각자의 권리를 상호 존중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성지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예멘의 모든 국민들을 위해서도 기도했다. 그들의 공동체 안에도 평화와 화해가 뿌리내리기를 빌며, 계속되는 갈등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국민들은 폭력과 긴장, 깊은 고통이 종식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성 베드로 광장에서 봉헌된 '주님 부활대축일 낮 미사'

온 세상의 평화

 

교황은 증오와 폭력이 끊이지 않는 미얀마에 화해의 선물이 내려지기를 간구하는 기도와, 인도주의적 위기로 인해 큰 고통을 당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을 위해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바쳤다.

 

그는 사헬 지역의 테러 공격으로 인해 사람들의 대규모 탈출이 일어난 아프리카 대륙을 위해서도 기도했다. 내전에 시달리는 에티오피아와 콩고민주공화국을 기억하며 대화와 화해의 길이 열리기를 빌었다. 동족간의 갈등으로 인해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는 그들을 위해 모두가 마음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교황은 최근 몇 주 동안에 발생한 자연 재해의 희생자들, 특히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홍수 희생자들을 위해서도, 코로나바이러스의 팬데믹과 범죄와 마약 밀매로 인해 사회상황이 악화되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라틴 아메리카의 사람들을 기억하며 기도했다.

 

마지막으로 캐나다 가톨릭교회가 원주민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화해의 여정에 부활하신 주님께서 동참해 주시기를 청하는 기도를 바쳤다.

 

성 베드로 광장에서 봉헌된 '주님 부활대축일 낮 미사'

그리스도의 평화로 이겨냅시다

 

교황의 부활메시지는 격려의 말로 마무리된다. “죄와 두려움과 죽음을 이기고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모두가 전쟁과 각종 재난으로 인해 슬픔과 고통을 겪으면서도 악의 세력과 폭력에 굴복하지 말자고 권고하십니다.”

 

"그리스도의 평화로 이겨냅시다!

평화는 가능합니다.

평화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의무입니다.

평화를 이루는 일은 모든 사람들에게 맡겨진 가장 중요한 책임입니다!"

 

「우르비 엣 오르비」 강복

 

[아래 URL을 클릭하면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uHbaiE9L0XA

 

출처: Vatican News, 17 April 2022, 12:23, 번역 장주영

Pope at Easter Urbi et Orbi: May we be won over by the peace of Christ! - Vatican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