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조르노 파파

교황 가르침의 영적 측면들 (4)

MonteLuca12 2019. 3. 20. 21:19

물끄러미 바라보던 빗방울에 끌려 혼나간 사람처럼 안마당으로 나갔습니다겨울 내복만 입은 채로


겨울 끝자락까지 지루하게 앓아온 감기 때문에 바깥 공기를 쐬지 못한 것이 달포는 이어졌었나 봅니다.


그 봄비의 추억은 심각했던 고뿔을 끝내 준 기적체험에 닿아 있습니다. 며칠 지나 성삼일 복사연습을 시작하면서 입전으로 배운 라틴어구를, 6살 어린 마음으로 쉼없이 외웠습니다“Deo gratias!”


이 기사는 3 13 Vatican News 한글판에 실린 것으로 김호열 신부님의 번역문 (저자: Sergio Centofanti)임을 밝힙니다. 이 기사의 마지막입니다.

8. 성화는 모든 날의 자비입니다


“오늘이 바로 자비의 날입니다.” 교황의 이 표현은 가끔 ‘좋은 게 좋다’는 식의 상대주의에 빠진다는 오해를 일으켰다. 교황은 주님의 자비가 무한하지만, 만약 우리가 그 자비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소위 말하는 하느님의 분노를 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되는 것이 지옥이고, 하느님의 사랑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능하신 분께서는 오직 한 가지, 바로 우리의 자유 앞에서만 멈추신다. 이러한 이유로 교황은 죄인들과 부패한 이들을 구분한다. 교황은 우리 모두가 죄인이라고 말하면서 스스로를 그 죄인들의 가장 앞줄에 섰다. 하지만 부패한 이들은 스스로를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느끼고, 하느님의 용서를 받아 들이지 않는 사람들이다. 반면 성인들은 자신들의 약함 가운데에서도 하느님의 자비를 받아들이고, 그 자비를 다른 이들에게 전해주는 사람들이다. 또한 성인들은 매일의 침묵 속에서 다른 이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내어 줄 수 있는 힘을 주는 ‘죄인들’, 거저 주어지는 하느님의 사랑에 의해 끊임없이 새롭게 일어날 수 있도록 자신을 내어 맡기는 ‘죄인들’이기도 하다.


9. 그리스도인은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습니다


교황은 자신의 말에 영적 의미를 강하게 부여한다. 그는 모든 전통과 맥락과 함께, 세상 일에 종사하는 그리스도인을 하늘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교황은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라는 청원이 이 세상에서부터 하느님 사랑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도인은 자기 자신만을 위한 내적 종교주의에 자신을 가두는 사람이 아니라, 이 사회에 평화와 정의와 형제애를 세우기 위해 자신의 작은 벽돌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사람이다. 바로 여기서 전쟁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 죽음의 상인들에 반대하는, 더 힘없는 사람들을 배척하고 죽이는 경제에 반대하는, 생명과 가족과 교육에서의 자유와 양심을 공격하는 젠더이론과 같은 이념적 지배에 반대하는 교황의 비판이 나왔다. 교황은 피조물 보호에 관한 회칙을 쓰기도 했다. 이 회칙을 쓴 배경은 몇몇 사람들이 정의한 것처럼 그가 “녹색 교황(papa verde)”이어서가 아니라,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이 우리 모두의 유익을 위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선(善)을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 세대에게 돌아갈 피해를 생각하지 않고 우리가 속해 있는 환경을 돌보지 않는 것은 부자들을 더욱 부자로 만들고 가난한 이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교황의 호소는 세상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방법으로 세상 일에 참여하라는 것이다.


10. 마리아의 도움과 악마와의 싸움


교황은 자주 악마를 언급한다. 교황은 중세 시대에서나 할 법한 말이라는 많은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교황은 “21세기에도 악마는 존재 한다”고 말했다. 인간이 행하는 악의 이면에는 사탄이 존재한다. 교황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인간의 책임감을 약화시키려는 게 아니라, 가장 큰 투쟁이란 영적 차원의 투쟁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함이다. 악마는 분열시키는 이다. 악마는 우리를 하느님과 형제들로부터 분열시키길 원하고, 국민들, 공동체들, 교회, 가정들을 분열시킨다. 거짓을 말하고 비난하는 자는 원수이며 그는 살인을 저지른다. 교황은 이 투쟁 중에 항상 마리아께 도움을 청한다. 교황은 해외 사도적 순방을 시작하기 전과 후에 항상 성모 대성전으로 가서 ‘로마 백성의 구원(Salus Populi Romani)’ 성모 성화 앞에서 기도하며 하느님의 어머니께 자신을 의탁한다. 교황은 마리아와 미카엘 대천사의 전구를 통해 악마의 공격으로부터 교회를 지켜 달라고 하느님께 청하기 위해 신자들을 대상으로 매일 묵주기도를 지속적으로 바치라고 권고했다. 교황은 기도의 힘에 대해 믿음을 가지라고 말했다. 따라서 교황이 자신의 모든 강론과 연설 말미에 다음과 같은 요청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다. “저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잊지 마시길 부탁 드립니다.” 가끔 다음과 같이 덧붙이기도 한다. “저는 여러분의 기도가 많이 필요합니다.”


출처: Vatican News 한글판, Sergio Centofanti / 번역 김호열 신부, 2019년 3월 13일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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