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묵상

病院船

MonteLuca12 2019. 8. 18. 09:58

세상이 어지럽다. 왜구와 빨갱이가 서로 삿대질을 해대고, 좌와 우가 진영을 나누어 대치한다. 심지어 교회도 시비를 가리자고 길거리와 사이버 세상에서 입에 거품을 문다. 이념분쟁이 되살아나고 정치, 외교, 경제에 대한 지탄과 해명이 넘쳐난다. 이래저래 죽어나는 민초들의 삶만 고달프다. 나랏일, 세상일 걱정할 주제도 못되니 그저 배곯지 않고 살기를 바라지만 이 소리, 저 주장 듣고 머리가 복잡하다. 내일의 걱정이 쌓여간다.

 

오늘의 복음이 가슴을 후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루카 12, 51) 강론의 복음해설을 어제 본 시사토론이 덮어 버린다. 머리를 흔들어 분심을 털어내며 흘려버린 강론을 보충한다. 그리스도의 메시지가 전해주는 평화를 누리려면, 먼저 불을 통한 정화, 빛과 어둠, 악과 불의, 억압과 무관심, 거짓과 불의한 상황에서 안락한 생활에 맞선 선의 싸움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중에서)

 

교황님은 어제 아마존지역의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병원선의 의료서비스를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축하하셨다. 분열과 대립의 혼란에 휘말린 세상에서 살아가기가 힘겨워진 이들에게, 교회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야 할지 보여주신다. 현실 속의 병원’이라는 교황님의 말씀이 마음에 닿는다. 극도로 혼란했던 40년 전 이 땅의 교회는 무엇을 하였던가? 20세기 중반 스페인의 평신도들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나라를 구하기 위해 어떤 생각을 하였던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을 밑바닥부터 생각해야 할 때다.

 

성당을 떠나기 전 부른 성가(15)를 집에 와서도 되뇌고 있다. 시끄러운 세상이 주님을 찬미하는 고요와 평화의 노래로 덮이기를 소망한다.

"저 파아란 하늘을 너 바라보아라 얼마나 찬란한지 별빛을 보아라 저 흰 구름들도 내 영혼을 구원한 주 다 찬미하네"

"저 자연의 소리를 너 들어보아라. 얼마나 다정한지 미풍의 속삭임 우리 주 찬미하네 시냇물 소리도 저 새들도 우리 주님 찬미 노래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아마존 지역의 병원선

교황은 토요일, 브라질 벨렘 도 파라 대교구에 도착한 새 병원선을 축하하는 서한을 보냈다.

프란치스코 교황 병원선(Pope Francis Hospital Ship)이 벨렘 대교구에 도착하여, 강을 따라서 접근할 수 있는 아마존지역에서 의료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병원선의 진수식에서 낭독된 서한에서 교황은 이렇게 축하인사를 전했다. “대단히 만족스럽고 훌륭합니다.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기쁜 순간을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이 병원선은 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아마존유역을 따라 하느님의 말씀을 실어 나르면서 그곳에 사는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교황님 축하 메시지의 내용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님의 명령에 대한 응답

이 병원선은 아마존지역을 위한 특별 주교시노드(역자주: 작년 1014~15일 바티칸에서 개최됨)의 아름답고 구체적인 실천입니다. 이 사업의 진정한 뜻은 주님의 명령에 대한 응답입니다. 하느님의 왕국을 선포하고 병든 이들을 치유하기 위하여 당신 제자들을 파견하시는 주님의 명령을 말합니다. 새 병원선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들에게 베푸시고자 하시는 풍요로운 삶을 증진시키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실 속의 병원이란 교회의 역할과 의미를 생각해 봅시다. 이 병원은 차별이나 조건을 두지 않고 모든 사람을 받아들입니다. 이 새로운 사업으로 우리 교회는 물 위의 병원이라는 새로운 모습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믿음과 연대의 표시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으시면서 폭풍을 진정시키고 제자들의 믿음을 굳세게 하신 것처럼 이 병원선은 자기들의 처지를 운명으로 여기고 살아가는 가난한 이들의 순탄하지 않은 삶에, 영적인 위안과 평안을 가져다줄 것이라 믿습니다.
교황은 이 사업을 지지해 준 브라질 해당 지역의 주교와 섭리의 프란치스코 수도자들에게 감사하는 말씀으로 서한을 끝낸다.
신앙과 교회 연대를 드러내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출처: Vatican News, 17 August 2019, 21:00, 번역 장주영

https://www.vaticannews.va/en/pope/news/2019-08/hospital-ship-will-bring-word-of-god-health-care-to-amazo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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