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묵상

복음의 언어는 사랑

MonteLuca12 2019. 9. 5. 00:13

교황님의 북한방문이 곧 이루어질 듯이 온 나라가 들끓었었다. 1년이 못된 작년 10월의 일이다. 한반도의 평화가 아이들 장난처럼 쉽게 눈앞에 펼쳐지는 줄 알았고, 북녘의 동포들에게 기쁜소식이 홍수처럼 밀려들 꿈이 실현된다는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냄비 속 물처럼 우르르 끓다가 식어버리는 것이 아니기를 바라는 가느다란 희망의 실오라기는 결국 붙어있는 가닥을 거의 잃어간다.

 

지난 5월 불가리아와 북마케도니아를 순방하고 귀국하는 기내에서 당신의 힘과 열정의 원천이 주님으로부터 받은 선물이라고 답하신 교황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관광을 한다면 피곤하겠지만 하느님의 일을 하기에 괜찮다며 세계를 누비시는 노익장이 정말 놀랍다. 그분께 맡겨진 목장이 인간의 행성, 지구이고, 그 세상 곳곳에 노인이 돌보는 양무리가 있다. 벌써 31번째 사목방문에 나서는 83세의 늙은 목동은, 오는 13일 교황선출 66개월을 맞는다. 그분에게서 양들의 냄새가 짙게 난다.

 

복음을 전하는 공동체는 말과 행동으로 다른 이들의 일상생활에 뛰어들어 그들과 거리를 좁히고, 필요하다면 기꺼이 자신을 낮추며, 인간의 삶을 끌어안고 다른 이들 안에서 고통받고 계시는 그리스도의 몸을 어루만집니다. 따라서 복음 선포자들은양들의 냄새를 풍기고, 양들은 그들의 목소리를 알아듣습니다. (복음의 기쁨 제24)

 

교황님을 광화문 광장에 모신 것이 만 5년 지났다. 그 곳을 다시 메웠던 촛불은 우리나라 역사 안에서 또 하나의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그토록 희망하는 평화는 또다른 분쟁에 휘말려 허공을 맴돈다. ‘사랑의 언어인 복음이 간절히 기다려지는 가을을 맞고있다.

 

‘로마 백성의 구원’ (Salus Popoli Romani) 성화 앞의 교황님

31차 사목방문을 성모님께 의탁한 교황

아프리카 3개국에 대한 순방을 앞둔 화요일 아침, 교황은 성모 마리아 대성당을 찾아 바친 기도에서 이번 사목방문을 성모님의 보호에 의탁했다.

교황은 성당 안에 있는 로마 백성의 구원(Salus Popoli Romani) 성화 앞에서, 모잠비크, 마다가스카르, 모리셔스에 대한 사목방문을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께 온전히 맡기는 기도를 바쳤다.

교황은 수요일 아침 로마를 떠나 저녁에 모잠비크 마푸토에 도착하여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향후 이틀간 모잠비크 방문을 마친 후, 금요일 오후에는 두번째 순방국 마다가스카르의 안타나나리보로 이동해 주일 저녁까지 머물게 된다. 다음 주 월요일 아침, 모리셔스의 포트 루이스로 가서 하루를 머물고 화요일에 로마로 돌아오는 것이 교황의 이번 사목방문 일정이다.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교황은 지난 주일 낮 삼종기도를 바치면서,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다음 주 수요일 저는 예정대로 아프리카의 모잠비크, 마다가스카르, 모리셔스의 국민과 신자들을 만나러 갑니다이번 사목방문이 소기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역자 주) 다음은 교황의 사목방문 대상국인 세나라에 보낸 교황의 방문 메시지의 요약이다

[모잠비크]

모잠비크에서 진행되고 있는 화해노력에 대해 국민 모두가 함께 기도할 것을 당부합니다. 모잠비크 내에서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역에서 형제간의 화해가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며, 이런 화해만이 공고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가져오는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우리는 교회단체인 「성 에디지오회」를 통해 분쟁하고 있는 진영 사이의 평화협상을 돕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습니다.”

여당인 프렐리모당과 과거의 게릴라운동 국민저항 단체인 레나모가 지난달(금년 8월초)에 영구적인 휴전 협정에 서명한 바 있다. 1977년부터 휴전서명이 있던 1992년까지 급속히 번진 모잠비크의 내전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한 폭력으로 인해 백만명 이상이 사망했다내전이 격렬했던 1988년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이 나라를 방문하신 것을 언급하며, 교황은 자신의 사목방문에서 전임자이신 성인이 심은 평화의 씨가 어떻게 자라는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문에서 가톨릭공동체를 만나 그들이 복음의 증거자임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이 나라 국민의 존엄성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마음을 열어 그들을 위해, 특히 가난하고 궁핍한 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마다가스카르]

"여러분의 나라 마다가스카르는 찬미받으소서라는 찬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나라로 유명합니다. 이 아름다운 자연을 잘 가꾸고 보존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의무입니다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은 그리스도와 교황을 유별나게 사랑하는 것입니다. 진정한 하느님의 백성인 여러분은 그분의 거룩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을 만나 그 믿음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복되신 동정성모님께서 은총의 선물을 전구해 주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모리셔스]

"모리셔스 국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쁩니다. 여러분은 다양한 민족이 하나되어 모여 살면서 독특한 민족국가를 이루었습니다. 이런 역사를 통해 다양한 문화와 종교적 전통의 풍요로움을 얻게 되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처음부터 온 세상 민족들에게 전파되었고, 전 세계의 모든 언어를 사용해 왔습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것처럼 복음의 언어는 사랑입니다. 주님께서는 저를 통하여 모리셔스 국민 여러분에게 복음을 전하시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 뜻을 알고 받아들이시기를 기원합니다."

출처: Vatican News, 03 September 2019, 13:15번역 장주영

https://www.vaticannews.va/en/pope/news/2019-09/pope-francis-prayer-saint-mary-major-apostolic-journe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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