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본질은 기다림이다.
슬픔과 고통이 사라지고 행복이 찾아올 것이란 기대에 부푼 마음이다.
좋은 시절이 오기를 넋 놓고 기다린다. 그 때가 빨리 오지 않는 것을 조급해 한다. 기다리는 이유가 뻔하다. 옛적 모습으로 돌아가겠다는 심사다.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두고 온 것이 거기에 그냥 남아있는지가 확실하지 않지만, 설령 그렇더라도 여전히 그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거라 마냥 믿고 있으면, 낭패를 볼지 모른다.
행복은 미뤄두었다 한꺼번에 품에 안는 졸업식장의 꽃다발 같은 것이 아니다. ‘그 때’가 오면 도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말인가? “아무도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다.” (마르 2, 22) 부단히 변하는 인간사를 외면하고, 먼지를 뒤집어쓴 잔칫상의 보를 걷겠다면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헛짓이 되기 십상이다.
굶주리고, 목마르고 나그네 된 이의 처지를 모르면 아무것도 아니다. 헐벗고 병들고 감옥에 갇힌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면 임금님의 문책을 받을 것이다. 그토록 요란하던 봉사와 운동의 존재이유가 희미하다. “굉장하고 멋진 일을 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각자 수준에 맞는 정성스런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랑을 담아 보내는 다정한 미소와 따뜻한 몸짓이면 충분합니다.” 콜카타의 성녀 마더 데레사의 말씀이 자꾸만 떠오른다. ‘교황의 전 세계 기도 네트워크’ 오늘 아침기도에 인용된 것이다.
노숙인들에게 다가온 행복은 몸을 뉘일 수 있는 쉼터다.
그들이 기다리던 희망은 백신이다.
인생여정에서 매순간 누리는 기쁨이 행복이다.
영원한 생명으로 이어지는 신앙이 싹트는 곳은 바로 여기다.
교황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노숙인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이 마련한 노숙인 숙소에서 생활하는 가난한 이들이 코로나-19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교황청 공보실’은 어제(수요일), 25명의 노숙자가 교황청 ‘바오로 6세 홀’에서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았다고 밝혔다.
마태오 브루니(Matteo Bruni) 공보실장은, 수요일 아침에 예방주사를 맞은 사람들은 ‘교황청 자선소’(Office of Papal Charities)로부터 정기적으로 지원을 받는 이들 중 일부라고 말했다. 실장은 순차적으로 모두가 백신접종을 하게 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교황님 감사합니다!“
마리오(Mario)는 첫 번째로 백신을 맞은 노숙인 중 한명이다. 그는 ‘Vatican News’의 마이클 라비아르(Michele Raviart) 기자에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공포로부터 확실하게 벗어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이 벌이는 예방접종 캠페인에 사용하기 위하여 확보된 백신의 일부가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되기를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마리오는 수요일 아침 바오로 6세 홀에서 자기와 함께 예방주사를 맞은 24명의 동료들을 대신하여 교황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이렇게 큰 선물을 주신 교황님께 우리는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혜택을 받은 빈민들은, 교황청 근처에 마련해서 교회가 운영하는 다양한 시설에서 숙소와 각종 지원을 받는 사람들이다. 그들 중에는 이탈리아 국민 뿐 아니라 외국인이 포함되어 있는데, 대부분 심각한 건강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60세 이상의 남녀 노인들이다.
“그 누구도 혼자 힘으로 구원받을 수 없다”
이 업무를 책임지고 진행하는 ‘성 에디지오 공동체’의 카를로 산토로(Carlo Santoro)는 이렇게 말한다. “이 일은 ‘그 누구도 혼자 힘으로 구원받을 수 없다’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신념과 일치하는 것입니다.”
로마에 본부를 두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성 에디지오 공동체’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이래 가난한 사람들이 겪고 엄청난 어려움을 현장에서 함께하며 그 내용을 증언해 왔다.
산토로는 코로나-19가 가장 단순한 일에까지도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폐업하는 상점에서 구호품이나 샌드위치를 받는 일도 있었습니다.”
‘교황청 자선소’가 하는 일
‘교황청 자선소’(소장: 콘라드 크라예프스키 추기경)는 교황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주사를 받는 사람들을 현장에서 관리하고 있다.
‘교황청 자선소’는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가장 궁핍하고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교황의 지원물자를 전해주고 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로마의 노숙자 4천명에게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코로나-19 확진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 자선소에는 전 세계로부터 의약품과 마스크, 인공호흡기 등 기부물품이 답지하고 있다.
출처: Vatican News, 20 January 2021, 13:11, 번역 장주영
www.vaticannews.va/en/vatican-city/news/2021-01/vaccine-covid-19-poor-homeless-vatica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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