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을 통해 간간이 듣는 것 외에, 「이라크」라는 나라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외교적으로는 ‘악의 축’으로 낙인이 찍힌 부정적 기억이 떠오른다. 인터넷을 검색해도 그 나라의 종교에 대해 내가 가진 상식 이상의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 시아파 64%, 수니파 30%의 이슬람국가로, 그리스도교를 포함한 여타 종교의 비율이 3%에 불과하다.
어제 Vatican News에 눈에 띄는 기사가 실렸다. 이라크 바그다드 교구의 사제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과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해 급여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다. 지난 2월 말, 코로나-19 팬데믹에 가장 취약했던 이라크의 국가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한다. 2019년 10월에 시작된 과도정부와 대규모 시위 물결로 혼란스러운 국가적 상황을 틈타 일어난 재앙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는 해설이 실려 있다. 사제들의 급여 반납은 정치, 경제, 안보, 외교, 어느 부분도 안정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이루어진 자발적 결정이다. 아주 미약한 정성이고 작은 목소리이지만 우렁찬 복음의 선포가 울려퍼진다.
교황님은 어제 미사에서 ‘슬픔을 나누는 것’에 관해 말씀하신다. 사랑은 슬픔을 나누는 것이다. 슬픔과 함께 빵을 나누어야 진정한 사랑이다. 슬프고 배고픈 이들에겐 그것이 복음이다. 양팔을 높이 들고 ‘그리스도의 사도’를 외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예수님은 우리의 슬픔을 함께 나누신다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올린 주일 미사에서, 교황은 슬퍼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했다. 그는 강론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고통과 부족함을 느끼는 모든 사람들 곁에 계시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주었다.
“이 미사에서 슬픔으로 고통 받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그들은 지금 매우 외롭습니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교황은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으로 고통을 겪는 수많은 가정을 위한 것이라는 기도지향을 다시 한 번 설명했다.
오늘의 복음(루카 24, 13~35)의 내용을 주제로 한 강론을 통해, 교황은 주님께서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과 동행하시는 모습을 설명한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을 아는 사람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을 아는 사람들이고, 예수님께서 자기들을 만나실 수 있게 허락하는 사람들입니다. 주님께서는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와 대화하신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우리와 소통하십니다.”
하느님을 갈망하는 사람
“하느님께 대한 갈망은 우리가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부족함의 씨앗’에서 시작됩니다. 많은 경우, 풀어야할 영혼의 갈증을 우리는 깨닫지 못합니다. 우리는 결국 갈망을 채워주지 못하는 잘못된 길만 이것저것 선택하게 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갈증을 느끼는 것은 하느님과의 만남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때문에 목마르신 분
“동시에, 하느님은 우리를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예수님을 보내시어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셨습니다. 바로 인간에 대한 당신의 갈증을 해소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개인적인 상황을 극단적으로 존중하는 분입니다. 그분은 절대로 서두르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준비되기를 기다리십니다. 절대로 재촉하지 않고 끝까지 참아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편에 서서 우리와 함께 가십니다. 우리가 당신을 모른 척하는 경우조차도, 우리를 괴롭히는 것에 관해 당신께 이야기하라고 불러주십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가 여쭙는 말씀을 듣고 계십니다. 그 말씀을 다 이해하시고 우리가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올바른 답을 주시고자 합니다. 주님은 속도를 내시지 않습니다. 우리와 보조를 맞추십니다. 그분은 우리가 첫걸음을 뗄 때까지 기다리셨다가, 적절한 때가 되면 우리에게 질문을 하라고 일러주십니다. 그리고 그분은 답을 주십니다. 적절한 수준까지 열심히 설명해주십니다. 그런 다음 우리의 불만이 얼마나 깊은지 보기 위하여 지나쳐 가는 척하십니다. 우리의 불만은 예수님을 만나는 순간 생동감이 넘치는 은총의 삶으로 바뀝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교황은 자신도 항상 궁금했다고 말한다. 자신도 그 제자들과 같은 생각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틀림없이 그것은 훌륭한 교리교육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그분이 함께 계심을 깨닫지 못하는 순간에도 우리의 전 여정에 동행하고 계십니다.”
“의심의 어둠 속에서, 심지어 죄의 끔찍한 암흑 속에서도 우리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주님은 고통을 겪는 우리와 언제나 함께 계시면서 우리를 도와주실 것입니다. 그분은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주님은 우리를 만나기를 원하시기 때문에 우리와 동행하고 계십니다. 이것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입니다.”
교황의 기도
교황은 이렇게 기도를 마무리한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매일 그분을 만나는 은총을 허락하십니다. 매 순간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것을 알고, 구체적으로 그분의 현존을 느끼도록 해주실 것입니다. 주님은 인생의 순례길을 함께 가시는 우리의 동반자이십니다.”
출처: Vatican News, 26 April 2020, 08:41, 번역 장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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