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묵상

교황청의 사순시기 특강(1) (2023년)

MonteLuca12 2023. 3. 5. 14:41

교황님과 교황청 관료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사순시기 특강이 기사형식으로 보도되었다. 기사의 특성 상 내용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교회의 고민과 과제가 엿보인다. 교황님께서는 지난달 '개별교회'(또는 '지역교회')인 본당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며 본당을 위해 기도하자고 당부하신 바 있다. 사순시기를 지내는 이번 달 기도지향은 '학대 피해자들'을 위한 것이다.

 

우리말로 옮기기 위해 미리 열어본 교황님 기도네트워크의 내일 낮 기도에는 미성년자 성학대의 책임이 입증돼 지난 2019년 추기경직을 사임한 시어도어 매캐릭(Theodore McCarrick) 전 추기경에 대한 교황청의 보고서 내용이 인용되어 있다.

 

이제는 낯설지 않은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님은, 성령께서 주신 '새로움'을 '새롭게 간직하자'고 외치신다. 흐름을 멈추고 썩은 물이 가득 고여있는 웅덩이가 생각난다. 퀴퀴한 냄새 풍기는 먼지 가득한 골방이 떠오른다.

 

'새로움'의 대명사처럼 우리의 가슴에 새겨져 있는 아조르나멘토(aggiornamento)!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소집하신 요한 23세 교황님께서는 이 말을 “바깥의 신선한 공기를 방 안에 가득 채우기 위해 창문을 활짝 열어라”라는 뜻으로 풀이하셨다.

 

환기하는 때, 새로움을 더욱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사순시기를 살고 있다.

 

성령을 따르는 것은 새로움을 향해 열려 있다는 뜻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인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의 2023년 사순시기 첫 특강은, 성령께서 주신 ‘새로움을 새롭게 간직하기’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카푸친 작은형제회(O.F.M. Cap) 소속 사제인 추기경은 ‘성령의 새로움’에 초점을 맞춰 개인적으로나 교회 전체적으로 끊임없는 변화와 회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핵심은 참신함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다루는 방법의 문제라고 추기경은 말한다. "모든 참신함과 모든 변화는 갈림길의 어귀에 서 있습니다. 언제든 반대로 나 있는 두 개의 길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세상의 길이거나 하느님의 길, 죽음의 길이거나 생명의 길, 그 둘 중 하나를 가야 하는 사람과 같습니다."

 

추기경은 이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교회 안에는, 우리가 언제나 생명과 빛의 길을 택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이 있습니다. 그 수단은 바로 성령이십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이 준비한 올해의 사순시기 특강은 성령님을 모든 교회 생활의 중심에 모시도록 독려하는 내용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특별히 현재 진행 중인 시노드의 목적이 여기에 있음을 설명한다.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는 초대교회 공동체가 가르쳐준 교훈에 관해 이야기한다. 추기경은 초대교회에서 일어났던 크고 작은 문제는 모두 성령의 인도를 받아 처리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추기경은 교회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성령의 비추심과 인도를 따랐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초대교회에서 이방인들을 교회 안에 받아들이는 문제가 논란이 되었을 때 노력했던 것과 같은 모습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 자신에 대한 가르침, 특히 평신도의 역할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쇄신하려는 노력의 시발점이었다.

 

이러한 교회의 노력을 살펴보는 것은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시노드나 교령에 의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고 말한다. 연속성을 지키려는 신념과 개혁을 바라는 열망을 아우르는 방법을 찾기 위해 이러한 가르침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계속해서 추기경은 초대교회의 논쟁거리를 중재했던 성 베드로 사도의 역할을 회상한다. 베드로 사도의 그런 역할은 오늘도 그분의 후계자인 교황에 의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황청의 강론 전담 사제인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이번 사순시기 첫 특강을 마무리하면서 친절의 중요성, 다른 이들을 우호적으로 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면서, 자기 자신에게는 엄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울러 교회 내의 양극화 현상과 분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상대편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추기경은 서로 비난하고 책잡는 짓을 하지 말자고 덧붙인다. 그것은 우리 마음에서 판단하려는 습관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판단에서 독소를 제거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그리스도인의 사랑은 성령의 은사로 인해 강한 힘을 가지는 것입니다. 성령의 은사는 사랑이 없는 상태에서 행한 것을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일로 바꾸어 판단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바치며 사순시기 첫 특강을 끝냈다. “주님, 저를 당신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출처: Vatican News, 03 March 2023, 13:42, 번역 장주영

Cantalamessa: Following the Spirit means being open to novelty - Vatican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