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묵상

교황청의 사순시기 특강(3) (2023년)

MonteLuca12 2023. 3. 19. 14:19

하느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금요일 아침, 교황과 교황청 관료들을 대상으로 한 사순시기 세 번째 특강이 바티칸의 바오로 6세 홀에서 진행되었다.

 

카푸친 작은형제회(Order of Friars Minor Capuchin, 약칭: O.F.M. Cap.) 소속의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인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의 이날 특강 주제는 ‘당신 백성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주제에 대한 설명으로 특강을 시작한다. "교황님, 그리고 존경하는 신부님들과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의 묵상은 오로지, 그리고 온전히 하느님께 집중할 것입니다. 그것이 저나 여러분들 모두에게 위안이 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신학이라고 일컬어지는 하느님께 대한 담론은 시노드의 현실과 무관할 수 없습니다. 신학이 교회 안에서의 삶과 한순간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프란치스코회 사제인 추기경은 덧붙인다. “신학이 없다면 신앙은 쉽게 활기를 잃고 시들기를 반복할 것입니다. 신앙이 뿌리내릴 수 있는 ‘토착화’(inculturation)의 환경이 말라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친근하신 하느님

 

신학이 그런 임무를 해내기 위해서는 신학 자체의 깊이 있는 쇄신이 필요하다고 추기경은 제안한다.

 

"하느님 백성에게 필요한 것은 삶과 밀접히 연결된 신학입니다. 하느님을 언제나 3인칭으로 부르는 것부터 거리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것은 철학적 체계에서 차용된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신학은 내부자들끼리의 작은 집단 밖에서는 하느님을 이해할 수 없게 만듭니다."

 

그런 방식보다는 하느님을 친근하게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점을 추기경은 강조한다.

 

"제가 시작하면서 하느님께만 집중하겠다고 한 약속을 어기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나누고자 하는 것은 신학의 쇄신에 관한 담론이 아닙니다. 저는 그런 제안을 할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오히려, 조금 전 개괄적으로 드린 말씀의 의미대로 이해되는 신학이 어떻게 복음의 메시지를 오늘날의 인류에게 중요한 방식으로 제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을 뿐입니다. 신학이 우리의 신앙과 기도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세상에 복음을 선포해야 할 임무를 가진 교회가 전하는 가장 아름다운 소식은 무엇입니까? 모든 인간의 마음이 듣기를 기대하는 소식은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신다’라는 말씀일 것입니다.”

 

추기경은 계속한다.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는 확신이 늘 우리 마음에 남아 있던 ‘하느님이 당신을 심판하신다!’라는 생각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굳게 지켜야 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는 진리는 음악을 받쳐주는 베이스처럼 그리스도교의 복음선포에 언제나 수반되어야 합니다. 복음이 그런 것처럼, 실천적 사랑이 요구되는 경우에도 이 말씀은 반드시 따라가야 합니다.”

 

이어서 추기경은 신앙의 신비, 삼위일체, 육화 강생, 수난 등에 담긴 깊은 의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이런 신비 안에서 묵상했던 진리가 우리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신비를 통한 우리 삶의 이와 같은 변화는 우리가 그리스도교 신앙의 보물을 더 소중히 간직하려고 노력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기쁜 소식’이 되어줍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를 이루게 된 덕분에 듣게 된 이 ‘기쁜 소식’은 우리가 그분께 마땅히 드려야 할 사랑으로 우리도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넘쳐흐르는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쏟으시는 사랑은 아버지가 자기 아들에게 주는 그런 사랑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것은 삼위일체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넘치도록 베푸시는 사랑입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은 우리 영혼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 성자께 대한 성부의 사랑과 같은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은 삼위일체 간의 사랑처럼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인간 간의 일치를 통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과의 일치를 통해 우리는 성자께서 성부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아버지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고 성부께서 성자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예수님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랑의 관계는 사랑 자체이신 성령님 덕분입니다.”

 

여기서 추기경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하느님께 '사랑합니다'라고 말할 때 우리는 하느님께 무엇을 드립니까? 우리에게는 그분으로부터 받는 사랑 밖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정말이지 우리 편에서는 드릴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것입니까?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그분께서 주신 사랑을 돌려드리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없을까요? 마치 소리가 난 곳으로 되돌아가는 메아리처럼 말입니다.”

 

"이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추기경은 힘주어 말한다. "우리 마음의 동굴에서 하느님께 돌아가는 메아리에는 새로운 것이 추가됩니다. 그것은 우리 마음에 찾아온 자유와 부모님께 바치는 효심의 향기입니다.”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는 이 모든 것이 성체성사 안에서 전형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성체성사에서 우리가 희생제물로 바치는 것은 먼저 아버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내어주신 그분, 바로 예수 그리스도임을 기억하라고 말한다.

 

"우리는 아버지 하느님께 기도할 때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하느님 아버지, 아버지의 아들 예수님께서 당신을 사랑하시듯 저도 아버지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시듯 저도 예수님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기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지 우리의 신심이 만들어낸 실현 불가능한 상상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출처: Vatican News, 17 March 2023, 10:00, 번역 장주영

Cantalamessa: St Paul calls us to a personal relationship with Christ - Vatican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