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대를 조직했다. 벌써 몇차례 ‘작전회의’가 있었다. 제법 많은 준비물을 조달하는 것이 우리 형편 상 녹록하지 않다. 후방 마무리 책임자는 만장일치로 진즉 선발되었지만, 척후 임무를 맡은 선봉대장을 뽑는 데에는 약간의 진통이 있었다. 탐험 마지막의 시간 관리가 중요하여 체력과 순간기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는 왜소하고 부실한 체력 탓에 대열의 제일 중간 자리를 배정받았다. 몇개 받아 둔 날 중에서 D-day를 정했지만 H-hour를 잡는 것에는 신중을 기했다. 탐험에 소요되는 시간을 정확히 추정해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행의 날이 왔고 우리는 비장한 각오로 작전을 개시했다. 공식적인 시작기도 없이 침묵 중에 각자 하자는 약속도 미리 해 두었다. 작전에 방해되는 기도 소음조차도 사전에 차단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