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를 치르고 돌아오는 버스 뒷좌석에서 성가를 부르는 어린 목소리가 쉬지 않고 들려온다. 부정확한 발음 때문에 가사가 약간씩 깨지지만 음정은 비교적 정확하다. 장례식장에서 발인하기 직전, 나와 함께 연도를 바치는 아내의 옆에 어린 조카가 붙어 앉아, 자기 할머니의 영정 사진을 초점 잃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기도가 끝나기를 기다려, 그 아이가 혼자 위령성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오늘 이 세상 떠난’(502번)을 다 부르고 나서,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라'(227번)를 다시 시작한다. 인터넷기반의 디지털 미디어가 넘쳐난다. 언론을 못 믿겠다는 불만의 기억이 제법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대가 바뀌어도 정권이 뒤집혀도 그저 그 턱이지 싶다. 그 틈을 비집고 소식전달자들이 콩나물 시루에 가득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