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챙겨준 옷을 싸 들고 일찍 집을 나선다.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을 아껴 운동까지 할 수 있도록 지혜를 짜서 만든 습관이다. 오늘은 혼자 대충 챙겨 나왔다. 이불에 얼굴을 묻은 사람은 남편을 버릴 기세다. 긴 세월 엄청나게 큰 부담을 준 어머니의 사고만 아니었으면, 그렇게까지 완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작은애를 출산하고 한달 반 만에 시작된, 혹독한 간병이 3년 이상을 끌었다. 이제 두 아이도 어느정도 키웠는데 또 다른 십자가를 질 수 없다는 주장이다. 내가 왜 모를까? 그것만 아니라면 수천 번이라도 양보하고 싶다. 두번째 비닐하우스 성전을 지었다. 처음 지은 자리에 성전건축을 시작하려고 새 터로 이사한 것이다. 시멘트를 채운 사각 깡통을 다리 삼아 널빤지를 얹은 의자나, 바람 숭숭, 덥고 춥고,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