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관과 식복사 아주머니가 사는 집 가운데 제법 넓은 마당이 있었다. 마당 중앙을 지나서도 꽤나 긴 거리를 띄어 놓고, 정면에 가로 앉은 건물 안에는, 신부님의 차고와 창고가 한 지붕을 덮고 있다. 반려견과 함께 못살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된 첫째 이유는, 그 마당에 매여 있던 늑대같은 녀석이 제공했다. 제 놈이 가장 많이 만난 열 사람 안에 내가 들 텐데, 도무지 친해질 기색이 없다. 할 수 없이 아주머니 집 뒤로 난 작은 길로 돌아가 쪼그리고 앉았다. 오늘은 신부님이 자동차를 수리하는 날이다. 어깨에 거는 멜빵이 달려있고, 가랑이가 갈라진 정비복을 입으셨다. 늘 입는 수단과는 위아래가 한통으로 된 옷이란 공통점이 있다. 정비를 위해 바닥에 파인 구덩이 아래는 철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신다. 거기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