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자리에서 농담으로 주고받은 말이 씨가 되었다. 비행기 타는 것이 귀찮다는 푸념으로부터 기와집을 짓기 시작했다. 중고차를 사서 끌고 다니다가 돌아갈 때 팔아도 손해가 없겠다는 의견이 제일 비현실적인 것이었지만, 술안주 역할은 톡톡히 했다. 코치를 타는 방안을 제치고 「암트랙」을 이용하기로 결정하자 마자, 우리는 새로운 계획의 첫 단추를 끼웠다. 내일 아침 출발하는 일정을 몇시간 앞두고 과감하게 바꾼 것이다. 멀쩡하게 살아있는 항공권을 취소하고 기차표를 예약했다. 모험을 선택한 용사의 웃음을 밤하늘로 쏘는 기분이 나쁘지 않다. 광화문 앞을 지나가기로 계획된 자전거 행렬이 안국동에 이르렀다. 예상치도 못한 난감한 사태가 벌어졌다.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파출소에 잡혀 들어간 우리는 단체로 준비한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