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묵상

스테파노 성인의 눈길

MonteLuca12 2019. 12. 27. 11:31

길고 짧은 것, 크고 작은 것을 구분한다. 깊은 것과 얕은 것을 가려내고 높은 것과 낮은 것을 분간한다. 무겁고 가벼운 느낌은 무게라고 정했다. 예쁨 미움, 좋고 나쁨, 옳고 그름, 같음 다름을 구별하고 선과 악을 판단한다.

 

하느님께서 지어주신 세상 모든 것에 성격을 달고 취향에 맞춰 선택한다. 색과 맛의 정도를 정하고, 자랑할 것과 부끄러운 것의 순서를 매겼다. 사랑하지 못해 미워하고 참지 못해 싸운다. 싫어서 욕하고 더러워서 피한다. 훔치고 빼앗아 욕심을 채우고 상처 난 마음에 소금을 뿌린다.

 

너무 길어 지루하니 시간을 토막내어 시작과 끝을 한 번씩 정했다. 묵주알을 매달고 있는 실에서 느끼듯 매듭을 만난다. 한 해가 가고 새해를 맞는다. 늘 떠오르던 해를 보고 새로운 시간의 시작이라 의미를 부여한다. 때묻은 마음을 씻어내고 좀 더 잘살아보겠다는 반성이 담겼다. 새로운 세상으로 눈길을 옮겨 내일을 계획한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스테파노 성인은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셨다. 그리고 이렇게 외치신다.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기쁜 성탄절이 시작되자마자 하늘로 돌아가시는 첫 순교자, 스테파노 성인의 축일을 만났다. 교황님은 그분의 눈길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확인하라고 일러주신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모든 것에 덧씌운 우리의 생각과 느낌, 그 속에 파묻힌 눈길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라는 타이름이다.

 

삼종기도를 바치는 교황

스테파노 성인의 가르침
 
교황은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의 삼종기도에서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스테파노 성인의 가르침을 따라 예수님을 닮으라고 말했다.
 
“성탄절 기쁨의 한 복판에 자신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돌에 맞아 순교한 성 스테파노 축일을 지내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앙의 관점에서 보면 오늘 지내는 축일은 성탄절의 진정한 의미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스테파노의 순교는 ‘사랑이 폭력을 이기고, 생명은 죽음을 물리친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줍니다. 성인은 순교의 마지막에 자신을 박해하는 자들을 용서했습니다.”
 
“스테파노는 말씀으로 예수님을 선포하는 법을 알고 있었고, 전 삶을 바쳐 진리를 증언하는 젊은 식탁봉사자였습니다.”
 
“성인의 삶은 하느님 아버지의 충실한 증인이신 예수님께 시선을 고정시키라고 가르쳐주십니다. 성인이 ‘하늘을 유심히 바라본’ 것은 사랑과 자신을 제물로 봉헌함으로써 가능했던 것임을 알게 됩니다.”
 
“스테파노의 증언은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에 영감을 줍니다. 천국은 결코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해 줍니다. 우리 교회공동체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선교사명에 더욱 충실해야 합니다. 희망과 구원을 갈망하는 이웃들에게 다가가겠다는 결심을 해야 합니다. 그들은 실존적으로 또는 지리적으로 소외된 우리의 형제자매들입니다.”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은 우리에게 과거와 이 시대의 모든 순교자들을 기억하면서 그분들과의 통공을 느끼도록 해 줍니다. 그분들의 삶과 죽음에 담긴 은총을 전구해 주시도록 청합시다. 우리의 마음과 뜻을 다하여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시다.”
 
“성모 어머님, 이 성탄절에 예수님을 바라보며 지내게 하소서. 그리하여 매일같이 그리스도를 닮아가게 하소서.”

출처: Vatican News, 26 December 2019, 12:22, 번역 장주영

https://www.vaticannews.va/en/pope/news/2019-12/pope-francis-angelus-feast-st-stephe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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