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하지 않게 내리는 비가 대지를 적신다. 읽고 또 읽으며 기도하듯 한 문장씩 옮긴 글이 마음을 적신다. 손을 놓고 멍하니 앉아 볼을 타고 턱밑까지 흘러내리는 액체를 받아낸다. 아버지를 생각하고 어머니를 기린다. 요란하고 질척대는 것보다, 조용하고 가슴 저미는 고요가 좋다. 회상의 성모성월을 보내고 있다. 오는 18일(월요일)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백 번째 생신이다. 그분의 삶은, 엮어낸 슬픈 이야기보다 더 슬프다. 아버지와 하느님, 어머니와 성모님이 그분의 생애를 통해 겹쳐졌다. 형의 희생은 예수님처럼 그분의 기억에 남아 그를 이끌었다. 애달픈 글 앞에서 긴 시간을 보냈다. 교황님께서 당신 어머니께 바친 짧은 시를 어머니를 생각하며 옮겼다. 그분의 마음도 그랬으리라 믿으며... 성인과 그분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