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풍나무가 단풍의 대표 자리를 내놓은 것 같다. 맑고 밝은 빨간색에 대한 아쉬움도 그렇지만, 개체수가 그 지위를 유지 못할 정도로 줄었다. 오히려 가을의 이미지는 노란색이 되어버렸다. 자작나무 잎도 은행나무 같이 노랗게 물드는지 몰랐다. 단풍의 나라 캐나다 서편 로키는, 온통 이 가을색이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매일같이 산책하는 동산에 얼마전부터 시커먼 청솔모가 노닌다. 작은 토종 다람쥐의 귀여운 모습을 자주 볼 수 없겠다는 염려가 커진다. 지난 봄 공원 연못에서 화통을 삶아 먹은 듯이 질러 대던 황소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듣고 생겨난 걱정이, 가을 동산 오솔길 바닥에 판박이가 되어 떨어진다.
차분하고 풍요로웠던 이 계절의 들녘을 닮은 마음은, 도심을 가득 메운 군중의 발걸음에 짓밟힌다. 귀를 찢는 대형 확성기의 폭음과, 손마다 들려 있는 깃발이며 피켓이 예쁜 단풍을 대신한다. 그 색깔이 담고 있는 인생의 발자취는 깊숙이 파묻히고, 사랑 가득 서린 애틋한 가슴들은 멀리멀리 갈라진다. 희망과 한탄이 뒤엉킨 가을이 반복된다.
어제에 이어 교황님의 「특별 전교의 달」을 시작하며 하신 강론을 듣는다.
선교사명을 거스르는 죄
“우리가 기쁨을 전하지 못할 때, 아무도 우리를 사랑하지 않고 이해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 자신이 희생자라고 생각할 때, 우리는 선교사명을 거스르는 죄를 짓는 것입니다. 우리가 체념하고 돌아설 때, 세상과 교회 안의 모든 일이 잘못되어가고 있다고 불평할 때, 우리는 선교사명을 거스르는 죄를 짓는 것입니다. 우리를 꼼짝 못하게 하는 두려움의 노예가 될 때, 우리의 삶을 선물이 아닌 짐으로 느낄 때, 우리의 사랑을 기대하는 형제자매들을 외면하고 나 자신을 중심에 둘 때, 우리는 선교사명을 거스르는 죄를 짓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교회“교회가 살아서 움직이지 않는다면 교회라고 할 수 없습니다. 우리 교회는 살아 움직이며 전교하는 교회입니다. 교회는 잘못된 일을 한탄하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평화롭게 살기 위하여 안전한 오아시스를 찾아다니지 않습니다. 교회는 땅 위의 소금, 세상의 누룩이 되기를 갈망합니다.”
우리 모두가 선교사입니다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이 함께한 이날 저녁기도회에서 교황은 「특별 전교의 달」의 시작을 알린다. “오늘부터 10월 한달간 지내게 될 「특별 전교의 달」은 교회공동체 구성원 누구 하나에게도 예외가 없다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 당신을 부르십니다
“이 10월에 주님께서 당신을 부르십니다. 여러분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자매와 모든 가족을 함께 하도록 부르십니다. 여러분 삶의 터전인 공장, 상점, 은행, 음식점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들을 부르십니다. 또한 직장을 잃은 분들도, 병원에 누워 계신 분들도 함께 하길 원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여러분이 어디에 계시든, 여러분의 현재 모습 그대로, 여러분 주위에 있는 이웃과 함께 은총의 선물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주님께서는 삶이란 단순히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삶에 대해 불평하기 보다는, 고통받는 이들의 눈물을 나누도록 하십시오. 주님께서는 여러분들 홀로 외롭게 증언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입니다. 성령께서 여러분을 이끌어 주시고 여러분이 가야할 길을 준비하신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출처: Vatican News, 01 October 2019, 16:34, 번역 장주영
https://www.vaticannews.va/en/pope/news/2019-10/pope-vespers-lord-calls-to-bear-witnes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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