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묵상

시련이 가져온 일치

MonteLuca12 2020. 4. 15. 15:11

시련이 아무리 크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열심히 투표해서 국민의 삶을 관리할 체계를 선택하고 초조하게 기다린다. 내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순응하며 받아들일 다짐을 한다. 켜켜이 쌓인 불만을 함 줌 불평으로 삭이는데 익숙해졌고, 불의를 보고 울컥하는 마음을 한잔 술과 함께 삼킬 줄 안다. 힘없는 민초가 잡초처럼 목숨을 부지하고 사는 방식을 터득한 것이리라.

 

그것이 결코 비겁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우리는 절대로 불화와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들끼리 손을 잡는다. 그것이 일치와 화합이 이루어내는 평화의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작은 기도를 모아 부르는 노래가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세상을 그린다.

 

예상하지 못했던 혹독한 역경이 모질게 짓누르는 우리의 마음에 부활의 소식이 전해졌다.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무덤을 지키는 마음으로 그분을 기다린다. ‘다시 살아나신 분’을 애타게 찾는다. 내가 잘나 잘 산다고 떠들던 허세를 뒤춤에 쑤셔넣고 나는 무엇을 믿고 살았는지 생각해본다. 그분께 충성하며 내 안전을 맡기련다. 다시는 실망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며 그분을 따라가련다.

 

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강론 

함께 겪는 어려움이 가져다준 일치
 
교황은 화요일 미사에서 일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일치는 어떠한 분열보다 ​​더 위대하며 하느님 안에서만 우리의 안전이 보장된다고 말한다.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봉헌된 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미사를 시작하면서 교황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일치의 은혜를 주시도록 기도했다.
 
“이 어려운 시기를 통해 성체성사가 우리를 하나로 묶는 일치의 성사임을 깨닫고 분열보다는 화합이 위대한 것임을 아는 은총을 주님께 간구합시다.”
 
환상으로부터의 회심
 
교황은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사도 2, 36~41)에 관해 이야기한다. “베드로는 예루살렘에 모인 사람들에게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오라고 말합니다.”
 
“회개한다는 것은 믿음으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언제나 우리의 관심을 끄는 환상이 있고 우리는 종종 그런 환상을 따라갑니다. 좋을 때는 물론이고 역경을 만나더라도 우리는 믿음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지나친 자신감이 불신의 원인
 
교황은 역대기 하권 12장에 나오는 이야기를 예로 든다. “르하브암은 왕권이 튼튼해지고 힘이 커지자, 주님의 율법을 저버렸다. 온 이스라엘도 그를 따랐다.”(2역대 12, 1)
 
이것은 보편적 가치를 지니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교황은 말한다.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경우에, 우리는 대부분 다른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고 천천히 주님으로부터 멀어져갑니다. 우리의 믿음이 희미해집니다. 나의 안전은 더 이상 주님께서 내게 주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우상입니다. 이런 현상이 바로 르하브암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나타났습니다. 그는 자기의 왕권이 안정되었다고 믿게 되자 주님의 율법을 저버리고 우상을 숭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상숭배
 
“우상 앞에 무릎을 꿇은 적이 없다면서 이 말을 부정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맞습니다. 아마도 무릎을 꿇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가 우상을 찾고 가끔은 우상에로 마음이 끌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나친 자신감이 우상을 향해가는 문을 열어줍니다.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것을 확신하는 것은 은총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안전하다는 느낌이 강하면 죄에 떨어지게 된다고 말한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해이해지고 자기 자신을 중심에 놓음으로써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교회의 역사는 하느님께 대한 불충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이기적인 행동과 자신감으로 가득 차서 주님을 외면하곤 했습니다. 우리들 가운데서도 지나치게 가까운 사람들을 봅니다. 그런 관계가 반드시 가치 있는 미덕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충실한 믿음의 상징
 
교황은, 예수님의 무덤 밖에 서서 기다리며 울고 있던 마리아 막달레나의 모습이 그녀의 믿음을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요한 20, 11~18)
 
“충실한 믿음의 상징인 마리아 막달레나는 주님께서 자신을 위해 해주신 모든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는 비극적인 상황 앞에서도 충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주님의 시신을 모시고 가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녀의 충성심은 지극했습니다.”
 
진정한 안전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
 
교황은 굳센 믿음을 갖게 해 달라고 기도할 것을 당부하며 강론을 마무리한다.
 
“오늘 우리는 주님께 충성할 수 있는 은총을 구합시다. 그분께서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시는 은혜에 감사드립시다. 주님께서는, 그토록 많은 환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면서, 심지어 무덤 앞에서조차도 믿음을 잃지 않도록 우리에게 은총을 주십니다. 그분은 언제나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십니다.”

출처: Vatican News, 14 April 2020, 10:39, 번역 장주영

https://www.vaticannews.va/en/pope-francis/mass-casa-santa-marta/2020-04/pope-francis-santa-marta-mass-communion-idols.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