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묵상

슈퍼 수녀

MonteLuca12 2020. 2. 9. 20:18

살아가는 방법이 바뀌는 것과 똑같이, 감정과 생각의 변화가 얼마나 큰지 놀랄 때가 많다. 낭만이 그렇다. 어쩌면 그것은 비현실이라는 억울한 굴레를 쓰고 버려지는 ‘삶의 멋’이었는지 모른다. 우리의 젊음을 이끌어준 은근한 매력이었다는 생각을 이제야 한다. 실리와 나만을 생각하는 어리석음에 둘러싸여, 꽁꽁 닫아버리는 심리와 구분된다. 다 반납하고 남은 낭만이라곤 눈곱만큼 밖에 안 되는 가슴이 자꾸만 삭막해진다.

 

만화도 SF도 그저 애들이나 즐기는 장르로 넘어가, 내 머리 속에는 분류코드조차 삭제되었다. ‘타잔’으로 시작한 초능력의 이야기는 ‘육백만불의 사나이’를 거쳐 ‘슈퍼맨’까지 이어졌지만, 거기서 끝나고 말았다. 그런 소재의 영화를 같이 볼 아이와 같이 사는 것도 아니다. 무미건조한 가슴이 더 메말라지면, 감사고 은총이고 입발림이 되고 말 것이란 두려움이 스며든다.

 

어쩌다 꿈꾸듯 초현실적 반전을 상상할 때도 있다. 이상한 바이러스를 일거에 척결하고, 흉측한 무리들을 무찔러 버릴 ‘슈퍼 맨’이 나타나 주기를 갈망한다. ‘슈퍼 지도자’의 부재를 안타까워하고 ‘슈퍼 사제’가 나타나기를 염원한다. 딴은 세상을 걱정하고 교회를 염려하는 쥐꼬리 충정이나, 실은 내 설움의 토로이고 억울한 마음의 막연한 바람이다. 그저 초월적 힘에 기대는 가냘픈 소망이 가끔씩 말라버린 마음에 아침이슬처럼 떨어진다.

 

‘슈퍼’와 ‘수녀’, 뜻밖의 조합이다. 벌떡 일어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꿈도 SF도 아니다. 더 이상 바랄 초능력, ‘슈퍼’가 또 있을까? 기사에 나오는 해석에 하루 종일 머리를 끄덕이고 싶다. “슈퍼의 진정한 의미는 용기입니다.”

 

[역자 주] 기사의 내용이 길어 주요부분만 선택하여 번역했음을 밝힌다. 교황님은 2월 한 달간 세계의 모든 이들이 이주민들과 인신매매의 희생자들을 위해 함께 기도할 것을 제안하셨다.

 

인신매매와 싸우는 겁 없는 ‘슈퍼 수녀’
 
교황은 2월 8일 ‘세계 인신매매 반대 기도의 날’, ‘탈리타 쿰 네트워크’와 갈릴레오 재단의 회원들을 만났다. 이들은 인신매매 희생자들을 구하기 위해 봉사하는 수녀들을 위한 기금 모금을 목표로 「'슈퍼 수녀' 커뮤니티」를 출범시켰다.
 
교황은 인신매매가 촉발하는 재앙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계속해서 호소해 왔다. 그 원인을 뿌리 뽑고 현대판 노예무역의 수백만 희생자를 보호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협력적인 조치를 요청한 바 있다.
 
‘탈리타 쿰’의 국제업무 책임자인 가브리엘라 보타니 수녀는 교황에게 이 새로운 계획에 대하여 설명했고. 아티스트 스티븐 파워는 컴퓨터 플랫폼에서 사용될 첫 번째 이미지를 교황에게 보여주며 서명을 요청했다.
 
탈리타 쿰
 
‘탈리타 쿰’은 인신매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09년 세계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UISG)가 세계 남자수도회장상연합회(USG)와 공동으로 설립한 국제단체다. 이 단체는 과거 10년간 인신매매의 방지와 생존자들의 구조 및 재활에 조용히 헌신해 왔다.
 
수녀들이 하는 일은 매우 도전적인 것으로, 자주 위험을 당하기도 한다. 그들은 이 문제에 관한 사람들의 의식을 일깨우기 위하여 길거리로 나가고, 위험한 상황 속에서 피해자들을 찾아가, 인신매매범과 착취범들로부터 이들을 보호한다. 안전하게 집에 데려다 주는 일, 부서진 그들의 삶을 다시 일으킬 수 있도록 기술교육을 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필요한 것은 돈이다. 그래서 기금모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모금이 쉽지 않은 이유는 수녀들이 이런 일을 남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하고 있고, 성공사례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슈퍼 수녀 커뮤니티
 
「슈퍼 수녀 커뮤니티」는 국제수도회장상연합회가 기획한 실행계획인 ‘탈리다 쿰’이 추진하는 사업으로 완전히 새로운 범위의 잠재적 지지자들에게 다가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수도회장상연합회의 사무총장 패트리샤 머레이 수녀는 바티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갈릴레오 재단의 후원과 유명 거리예술가 및 국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의 업무지원 협약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슈퍼 수녀 커뮤니티」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생존자들의 위대한 정신력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출처: Vatican News, 08 February 2020, 12:00, 번역 장주영

https://www.vaticannews.va/en/church/news/2020-02/super-nuns-talitha-kum-day-prayer-human-trafficking.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