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묵상

성탄 메시지와 교황 강복 (Urbi et Orbi)

MonteLuca12 2023. 12. 27. 10:43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어 주소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탄 대축일 정오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 강복과 함께 성탄 메시지를 발표했다. 올해의 성탄 메시지에는 예수님께서 우리 각자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 가득한 사랑을 어떻게 드러내시는지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고, 희망을 새롭게 하며, 평화를 주는 기쁨이라고 교황은 말한다. 교황은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면서 폭력을 멈추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에 있는 발코니에서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들에게 성탄 인사를 하며 이번 성탄 대축일에 도시와 전 세계에 엄숙한 「우르비 엣 오르비」 강복을 내렸다. 이는 성탄과 부활 및 특별한 축일에 로마에 운집한 청중들과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보이지 않는 청중들에게 교황이 베푸는 전통적인 축복 예식으로 ‘도시와 전 세계에’라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이다.

 

우리는 지금 애석하게도 ‘슬픔과 침묵’으로 얼룩져있는 베들레헴의 예수님 탄생지를 바라보고 있다고 교황은 말한다. “그렇지만 그곳에서 구세주께서 탄생하셨다는 엄연한 사실과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라는 천사의 선포가 우리에게 큰 희망을 줍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탄생하셨습니다. 영원한 ‘아버지의 말씀’, 무한하신 하느님께서 우리 가운데 당신 자신의 거처를 마련하셨습니다.

 

역사를 바꾼 희소식

 

성탄 메시지에서 교황은, 우리에게 큰 기쁨을 선물하는 성탄의 기쁜 소식은 과거의 예를 찾아볼 수 없는 고귀한 선물에 대한 확실한 약속이라고 말한다. 주님의 탄생을 통해 하느님의 자비 가득한 사랑이 드러났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주셨다는 것이다.

 

성탄은 마음의 위로를 주고, 희망을 새롭게 하며, 평화를 주는 기쁨입니다.

그것은 성령의 기쁨, 즉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들과 딸로 다시 태어나는 기쁨입니다.

 

어둠을 몰아내는 하느님의 빛

 

교황은 지금 베들레헴을 뒤덮고 있는 어두운 그림자에도 불구하고 ‘꺼지지 않는 불꽃’이 다시 타올랐다고 말한다. 하느님의 빛이 어둠을 이기고 그곳을 밝게 비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큰 은총의 선물을 받았으니 즐거워하십시오!

희망을 잃고 실의에 빠진 이들도 기뻐하십시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향해 손을 내밀고 계십니다. 그분께서 여러분에게 손가락질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짐을 가볍게 덜어 주고, 그분의 눈에는 여러분이 다른 어떤 것보다 더 가치 있다는 것을 알려주시기 위해서 고사리 같은 아기의 손을 내밀고 계십니다.

 

오늘날의 죄 없는 희생자들

 

교황은 구세주의 탄생 이후 죄 없는 아기들이 희생당한 일을 회상한다. 그리고 이 시대에도 그와 같이 희생되는 ‘작은 예수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개탄한다. 어머니의 태 안에서, 절망을 딛고 일어나 희망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서, 전쟁으로 어린 시절의 행복을 잃어버린 가엾은 어린아이들의 삶 속에서 우리는 그런 희생자들을 보고 있습니다.

 

‘평화의 군왕’께 라고 답을 드립시다

 

교황은 평화에 대해서는 라고 답하고 전쟁에 대해서는 "아니오"라고 거부할 것을 촉구한다. “모든 전쟁에는 승자가 아니라 패자만 있을 뿐이고, 변명의 여지 없는 어리석음만 남을 것입니다. 또한, 무기의 사용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안 된다고 말해야 합니다. 인간적 약점은 머지않아 무기를 사용해 다시 전쟁을 일으키도록 부추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기의 생산과 판매, 거래가 증가하고 무기에 지출되는 공적 자금이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사야 할 빵값을 축낼 때, 평화는 점점 멀어지고 맙니다. 전쟁의 꼭두각시를 움직이는 사리사욕의 줄을 끊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은 반드시 밝혀져서 공론화되고 기록되어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자신들이 마련한 공적 자금이 무기 사용에 얼마나 쓰이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 내용을 알아야 합니다.”

 

교황은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국가가 국가를 대적하여 칼을 들지 않는 날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성지에서의 폭력은 종식되어야!

 

교황은 평화가 요원한 세계 곳곳을 둘러본다. 가장 먼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는 전쟁의 종식을 위해 기도했다. 교황은 가자지구와 그 지역 전체, 특히 그리스도인 공동체에 위로의 말을 전했다.

 

10월 7일 자행된 끔찍한 공격으로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면서 교황은 아직도 인질로 잡혀 있는 사람들의 조속한 석방을 거듭 호소했다.

 

“죄 없는 민간들을 끔찍하게 희생시킨 군사 작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가자지구의 절망적인 반인륜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도주의적 원조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교황은 폭력 사태의 종식과 아울러 강력한 정치적 의지와 국제적 지지를 바탕으로 진지하고 끈질긴 대화가 이루어져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세상에 평화를!

 

교황은 평화와 안정을 이루기 위해 진력하는 여러 나라의 사례를 거론하며 전쟁으로 피폐해진 시리아, 예멘, 레바논 같은 나라 국민들의 안녕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한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간청하면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우리의 영적, 인간적 친밀감을 새롭게 하여 그들도 하느님 사랑의 구체적인 실재를 느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청한다.

 

대화와 화해

 

교황은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평화와 아프리카 각지(사헬 지역, 뿔 지역(소말리아 반도)의 긴장 완화를 기원하는 기도를 바쳤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축원도 이어졌다. 항구적 평화를 위한 조건을 만들 수 있는 대화와 화해를 통해 한반도에서 형제적 유대가 강화되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

 

모두가 연대해야!

 

아메리카 대륙으로 눈을 돌린 교황은 사회적,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고, 빈곤을 해소하며, 사람들을 이주하게 만드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게 되기를 빌었다.

 

애원하는 목소리를 내기에도 힘겨운 이들, 특히 식량과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 실직자들, 강제 이주를 당한 이들, 파렴치한 인신매매범들의 희생양이 되어 목숨의 위협까지 느껴야 하는 이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은총과 희망의 희년

 

끝으로 교황은 1년 후에 시작될 희년에 관해 말한다. 2025년 시작되는 희년은 ‘은총과 희망의 시기’가 될 것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전쟁을 거부하고 평화를 받아들이기 위한 회개’를 통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대로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싸매어 주며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갇힌 이들에게 석방을 선포하라'는 주님의 부르심에 기쁘게 응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을 반갑게 맞이합시다!

구세주이시며 ‘평화의 군왕’이신 그분께 우리의 마음을 활짝 열어 드립시다.!

 

 

출처: Vatican News, 25 December 2023, 12:20, 번역 장주영
Pope: May Christmas bring peace to our world and turn sorrow into joy - Vatican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