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묵상

2023년 교황청의 대림시기 특강(2)

MonteLuca12 2023. 12. 23. 11:58

 

성모님과 함께 맞는 성탄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인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금요일 아침 프란치스코 교황을 포함한 교황청 관료와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두 번째 대림 특강을 진행했다. 2023년 두 번째 대림 특강의 묵상 주제는 성모님의 신앙 여정이었다.

 

성모님의 영적 여정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그리스도인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성모님의 영적 여정이 얼마나 풍요로운지를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는 지적으로 강론을 시작했다.

 

주님의 탄생에 관한 예고를 듣는 순간 성모님께서는 믿음으로 받아들이셨고, 그런 자세를 평생 견지하셨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당연한 일로 여겼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복되신 동정녀께서도 신앙의 나그넷길을 걸으셨다(교회헌장 제58항)는 점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이전까지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추기경은 말한다.

 

추기경은 성모님의 영적 여정의 다양성을 강조한다. 엘리사벳과의 만남에서 볼 수 있는 기쁨 가득한 열정, 시메온의 예언에 담긴 충격적인 내용과 마침내 십자가에서 마감되는 아들 예수님의 굴곡진 삶을 곁에서 함께하신 성모님의 생애가 그런 다양성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성모님께 대한 이야기는 사도들이 아브라함에 대해 말한 것보다 훨씬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성모님께서는 모든 희망을 버리고 오롯이 믿으셨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민족들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그분은 우리의 어머니이십니다. 믿음의 어머니이십니다.

 

믿음 안에서 성모님과 함께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을 인용한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믿으셨습니다. 성모님의 믿음은 그분의 삶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도 믿어야 합니다. 우리의 믿음은 성모님을 통해 이루어질 것입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이 말에 ‘현재성’을 부여하기 위해 추기경은 프랑스 작가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의 명언을 인용한다. 마음은 이성이 알지 못하는 고유한 논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느끼는 것은 이성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이 파스칼의 말을 원용하여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설파한다.

 

당신을 그릇된 길로 이끌어온 방황에서 돌아오십시오. 주님께로 돌아가십시오. 마음으로 돌아가십시오. 그곳에서 당신이 하느님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살펴보십시오. 왜냐하면, 하느님의 형상은 마음으로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마음 안에 살아계신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성탄은 예수님을 마음에 초대하는 축일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마음의 문을 열어 아기 예수님을 모시기 위한 요람을 만듦으로써, 이 세상의 추위 속에서 우리의 사랑과 무한한 감사의 온기를 느끼시게 해드리자는 말로 특강을 마무리한다.

 

이것은 단지 미사여구나 시적인 허구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에서 가장 어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태어나시게 만드는 것은 자기를 죽이는 일입니다. 적어도 더 이상 자기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우리를 위해 탄생하고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신 그분을 위해 살겠다는 결심을 새롭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성탄이 지나면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성탄을 맞으며 시작해야 하는 일입니다.

 

출처: Vatican News, 22 December 2023, 14:59, 번역 장주영
Cardinal Cantalamessa: Journey with Mary this Advent - Vatican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