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묵상

2023년 교황청의 대림시기 특강(1)

MonteLuca12 2023. 12. 16. 14:45

‘하느님 겸손의 독창성'을 보여주신 세례자 요한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인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금요일 아침 프란치스코 교황을 포함한 교황청 관료와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첫 대림 특강을 진행했다.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2023년 첫 대림 특강의 주제로 세례자 요한을 선택하고 예언자이며 설교자인 그분의 역할에 대한 묵상을 이끌었다.
 
[역자 주]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카푸친 작은형제회 (Order of Friars Minor Capuchin, 약칭: O.F.M. Cap.) 출신으로, 2020년 11월 28일 신부에서 추기경으로 서임되었다. 지역교회의 대주교로 구성되는 ‘사제추기경’에 비해 사제에서 서임된 추기경은 ‘부제추기경’이라고 한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일로 추기경에 승격되는 자격은 적어도 사제품을 받아야 하고, 학식과 품행, 신심과 현명한 업무처리 역량이 특출한 남자라야 한다. 교황이 자유로이 선발하며, 아직 주교가 아닌 이들은 추기경으로 서임되면 주교 서품을 받아야 한다.
 

예언자 요한

 
칸탈라메사 추기경이 제시한 묵상의 핵심 주제는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을 예언자 이상의 어떤 분으로 묘사한 것이다.
 
추기경은 먼저 어떤 의미에서 그렇게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예언의 내용은 주로 무엇에 관한 것입니까? 예언자들은 미래에 일어날 구원을 선포했습니다. 그러나 세례자 요한은 미래의 구원을 선포하지 않았습니다. 그분은 실존하는 어떤 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예언자 그 이상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그분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메시아가 ‘지금, 여기’ 그들 앞에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이해하도록 도와주었기 때문이라고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말한다.
 
"분명하지는 않지만 위대하고 신성한 어떤 일이 언젠가 일어날 것이라는 말을 믿기는 오히려 어렵지 않습니다. 더 어려운 것은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바로 이겁니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하느님 겸손의 독창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우리는 그분을 통해 그토록 평범하고 겸손하게 자신을 드러내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보게 되고, 평범과 겸손의 원천이 바로 하느님이심을 깨닫게 됩니다.”
 
[역자 주] '독창성'은 영어 'scandal'의 긍정적 의미로, 일반적이지 않고 매우 독특한 경우를 형용하기 위해 역자가 선택한 단어입니다.

설교자 요한

 
이어서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회개의 설교자’로서 세례자 요한의 역할에 관해 설명한다.
 
“요한이 전하는 메시지는 ‘회개하십시오. 그러면 하늘나라가 여러분에게 올 것입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메시지는 예수님의 선포와 핵심 부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왔으니 회개하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추기경은 이것이 단지 이전 이후와 같이 시간적 순서에 따른 차이만이 아니라, 질적인 차이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즉, 계명을 지킴으로써 하느님 나라가 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가 왔기 때문에, 계명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세례자 요한의 열정

 
칸탈라메사 추기경이 마지막으로 제시한 묵상 주제는 세례자 요한의 ‘복음적 열정’이었다.
 
“요한은 위대한 신학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분께서는 아주 단순한 이미지를 사용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에 관해서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라고 표현하셨습니다.”
 
그런 표현만으로도, 세례자 요한이 어떻게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위대함과 특별함을 느끼게 해 줄 수 있었는지를 강조해서 설명한다.
 
작은형제회 수사 출신인 이탈리아 사람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세례자 요한에게 바치는 기도를 큰 소리로 읽으며 금년도 첫 대림 특강을 마무리했다. 이 기도는 정교회의 전통을 따라 전해 내려온 것이다.
 
주님의 거룩한 머리에 손을 얹으신 분
손가락을 펴서 우리에게 구세주를 짚어주신 분
 
오, 세례자 요한이시여!
이제는 저희가 따라갈 수 있도록
당신의 손을 뻗어 주님 계신 곳을 가리켜 주소서
 
모든 예언자 중에 가장 위대하신 분
당신께서 가지고 계신 가장 확실한 보증에 의지하나이다
 
주님께 세례를 베푸신 분이시여
성령께서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오시는 광경을
직접 목격하신 당신의 눈길을 그분께 다시 보내주소서
 
그 눈길을 통해
주님의 은총이 저희에게 내리시기를
간절히 바라나이다.
 
아멘.
 
[역자 주] 이 기도문의 한글 번역을 찾을 수 없어 역자의 해석에 따라 기도문 형식으로 옮겼음을 밝힙니다.
 
출처: Vatican News, 15 December 2023, 12:52, 번역 장주영
Cardinal Cantalamessa: John the Baptist shows us ‘the scandal of God's humility' - Vatican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