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묵상

프란치스코 교황의 새로운 '자의교서'

MonteLuca12 2023. 11. 2. 15:01

시대에 맞게 복음을 해석하는 신학

 

프란치스코 교황은 새로운 자의교서 「신학의 진보를 위하여」(Ad theologiam promovendam)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교황청립 신학학술원(Pontifical Academy of Theology)의 정관을 개정함으로써 신학의 시대적 성격을 새롭게 정립했다. 이는 ‘용기 있는 문화 혁명’이며 ‘계시의 빛 안에서 나누는 대화에 대한 약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자 주] 자의교서(Motu Proprio): 교황이 자신의 권위에 의거하여 교회 내의 특별하고 긴급한 요구에 응하기 위해 자의적으로 작성하여 발표한 교황문서를 말한다. 칙서(constitutio)보다는 조금 가벼운 규율문제나 행정적 문제를 다루는 집행적 성격을 갖는다. 서간적 형식을 띠지 않는 문서(Decreta) (출처: 가톨릭 대사전)

 

[역자 주]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공식적으로 번역한 우리말 명칭을 아직 찾을 수 없어 역자가 임의로 달은 것임을 밝힌다.

 

교황은 시노드의 여정을 가고 있는 교회, 선교적이며 ‘전진하는’ 교회에게는 ‘전진하는 신학’도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힌다.

 

이 생각이 바로, 2023월 11월 1일 자로 발표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의교서 「신학의 진보를 위하여」가 태어난 배경이다.

 

1718년 4월 23일 클레멘스 11세에 의해 교회법에 따라 설립된 이 학술원은 ‘신학을 교회와 세상에 봉사하는 것으로 만드는 일’을 목표로 삼았다. 그 이후 오랜 기간에 걸쳐 ‘특별한 관련성을 가진 신학적 주제를 조사하고 심화하도록 선발된 학자 그룹’으로 발전했다.

 

교황은 그들의 활동을 규제하는 규범들을 개정하여 우리 시대가 신학에 부과하는 사명에 더 적합하도록 만들어야 할 때라는 의견을 밝힌다.

 

세상과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와 상처, 그들의 도전과제와 잠재력을 향해 문을 열어젖히는 신학적 성찰을 통해 인식론적이고 방법론적 재고(再考)를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 일이 용기 있는 문화 혁명이라고 불릴 수 있을 것입니다.

 

교황은 교서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근본적으로 현실 상황과 궤를 같이하는 신학이 필요합니다. 서로 다른 지리적, 사회적, 문화적 환경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환경에 맞게 복음을 읽고 해석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다양한 전통과 학문 간의 대화

 

이 교서는, 신학이 서로 다른 전통과 다른 학문 분야, 서로 다른 그리스도교의 교파와 다른 종교 간의 대화와 만남의 문화 속에서 발전해야 한다. 고 말한다. 아울러, 여기에 신자, 비신자 할 것 없이 모두가 함께 열린 자세로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것이 바로 복수학과 간 접근입니다. 교황은 이어서 이에 관한 교황령 「진리의 기쁨」(Veritatis gaudium)의 설명을 인용한다. 하느님 계시에서 흘러나오는 지혜가 주는 빛과 생명 안에 모든 학과를 자리하게 하고 활성화하는 접근 방식이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진리의 기쁨, 4-다항)

[역자 주] approach of transdisciplinarity: 교황령 「진리의 기쁨」(Veritatis gaudium)에서 사용한 우리말 번역으로, 일반적으로 ’학제간(學際間) 접근‘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러한 이유로 신학은 신앙의 진리를 관통하여 소통하고, 독창성과 비판적 인식을 가진 오늘날의 언어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전달하기 위해 다른 형태의 지식에 의해 개발된 새로운 범주를 활용해야 합니다.

 

"사목적 도장"

 

그렇게 되면 신학이 생각의 재고(再考)에 대한 현재의 논쟁에, 지혜의 학문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며, 진정한 비판적 학문임을 보여주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학이 추상적이고 관념적이어서는 안 되며, 영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학은 무릎을 꿇고 진행하는 과업이며, 흠숭과 기도의 산물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초월적인 학문인 동시에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학문입니다.

 

교황이 요구하는 대중 신학이란 겉으로 드러난 인류와 피조물의 상처와 인류 역사에 잡힌 주름을 자비롭게 어루만져 궁극적으로 희망이 성취될 것이라고 예언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있어서 신학은 전체적으로 사목적 도장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신학적 성찰은 사람들이 처해 있는 다양한 형편과 구체적인 상황들로부터 출발하여 복음화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 것이다.

 

신학의 새로운 사명

 

교황청립 신학학술원 원장 안토니오 스타글리아노 몬시뇰은 이것이 새로운 사명이라고 말한다.

 

모든 지식 영역에서 참여와 대화를 촉진하여 하느님의 온 백성이 신학 연구에 접근하고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사람들의 삶이 신학적 삶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신학의 사명입니다.”

 

 

출처: Vatican News, 01 November 2023, 12:30, 번역 장주영
Pope: Theology must interpret the Gospel for today’s world - Vatican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