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묵상

가자 지구 본당 신부님의 호소

MonteLuca12 2023. 10. 26. 19:28

“가자 지구는 아무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폐허가 된 가자 지구 공습 현장

 

가자 지구에 있는 성가정성당의 주임사제인 가브리엘 로마넬리(Gabriel Romanelli) 신부는 이곳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빌며 간절히 호소한다. 아울러 이 공동체를 위한 인도주의적 통로(Humanitarian corridors)를 설치해 줄 것을 촉구한다. 폭격을 중지해 달라는 가브리엘 신부의 호소는, 수백 명의 난민이 대피해 있는 성당과 인접한 지역이 막대한 피해를 당하기 하루 전인 화요일에 녹음된 것이다.

 

가자 지구에 있는 가톨릭교회인 성가정성당은, 10월 19일 그리스 정교회 성당을 초토화한 폭발로 인해 부상당한 이들을 돌보고 있다. 이들은 그곳에 피신해 있던 그리스도교 신앙을 가진 팔레스타인 사람들로, 그날의 폭격으로 인해 그들 중 최소 18명이 사망했다.

 

성가정성당의 주임사제인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는 10월 7일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베들레헴에 있었기 때문에 아직도 그곳에 발이 묶여 있지만, 자신의 본당 신자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

 

폭격을 중지하고 ‘아무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는’ 가자 지구의 일반 시민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통로를 마련해 달라는 그의 호소는 지난 화요일에 녹음된 것이다. 그 이튿날인 수요일(25일) 저녁, 성당 바로 옆에 공습이 가해졌기 때문에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의 호소가 보도될 당시에는 사상자와 피해에 대한 뉴스가 없었고 폭격 현장의 사진만 유포되고 있었다.

 

화요일에 녹음된 호소문에서 가브리엘 신부는, 성가정성당이 지난주에 폭격을 당한 그리스 정교회 성당에서 불과 400m 떨어져 있다고 설명한다. 신부는 그들이 자신들의 이웃이며 모두가 그들의 비극적인 참상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들은 모두 우리의 친척이고 친구이며, 우리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 중 심각한 중상을 입은 사람들은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다른 사람들은 성가정성당으로 피난처를 옮겼다는 소식을 전한다

 

이미 이 성당에 피난처를 마련하고 있던 이들과 마더 테레사 성녀의 사랑의 선교회가 돌보는 아이들을 포함하여 지금은 약 700명의 피난민이 성가정성당에 있다고 밝힌다.

 

“상황이 매우 심각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밤낮을 가리지 않고 폭격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폭격 중지를 호소

 

가자지구 전역의 사상자 수가 5,100명을 넘어섰고 수천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사실을 개탄하는 가브리엘 신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요구는 이 전쟁을 중단하고 모든 사람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인도주의적 통로’를 만들어 달라는 것입니다.

 

이 죄 없는 이들을 위하여 우리가 바라고 기도하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사람들을 죽이는 폭격을 멈추는 일이라고 가브리엘 신부는 덧붙인다.

 

제가 이 호소문을 녹음하는 동안에도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아직 파괴된 건물 잔해 속에 묻혀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중에는 약 800명의 어린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들이 살아 있다는 희망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가브리엘 신부는 피난민 곁을 떠나지 않고 돌보는 수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들이 돌보는 피난민은 어린이, 장애인과 노인 구별 없이 모두가 함께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들은 돌보는 수도자들이라고 해서 피난민과 다르게 안전한 곳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가자 지구 전역에 안전한 곳이란 없습니다.

 

가브리엘 신부는 본당 신자들이 이웃에 있는 그리스 정교회 성당이 폭격을 당한 것처럼 자신들의 성당도 공격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떨고 있다고 걱정하며 기도를 요청한다.

 

아무에게도 위협을 가하지 않는 민간인

 

가브리엘 신부는 그곳에서 잠자고 있는 수백 명의 피난민의 생활상은 초대 교회 공동체의 모습과 같다고 말한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각자가 가진 것을 공유하는 모습과, 일심단결하여 폭격을 중지해 줄 것을 애원하는 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그들은 이 메시지가 이스라엘 정부와 아랍 국가를 포함한 여러 나라 당국에 전달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 성당에는 평범한 일반인과 이슬람교 신앙을 가진 이웃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십시오. 그들은 누구에게도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민간인입니다.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께서 우리에게 평화를 주시기를 빕니다, 우리는 모든 희생자들과 부상당한 이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성지를 순례하는 이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헌신하는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특히 가자 지구의 작은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위해 지칠 줄 모르고 기도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출처: Vatican News, 25 October 2023, 18:14, 번역 장주영
Parish priest: ‘Gaza is full of ordinary people who pose no threat to anyone' - Vatican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