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묵상

요셉이 주는 교훈

MonteLuca12 2019. 12. 24. 13:16

당신이 배 아파 낳은 딸들의 세례명을 일일이 지으신 어머니는, 백 명도 넘는 대녀들의 수호성인도 직접 정해주셨다. 모르긴 해도 그분이 고른 남자의 이름은 ‘요셉’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아버지 대자들의 본명은 아버지의 몫으로 영역이 달랐다. 성모님 공경에 바치셨던 남다른 열성이 진작부터 그 이름을 마음 속에 품게 했는지 모른다.

 

불만스런 마음까지는 아니었다. 내 본명이 너무 흔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간혹 있었고 왠지 요셉성인의 특색 없는 모습이 맥없어 보인다는 아쉬움이 들 경우도 있었다. 어려서부터 통경하던 기도문 중에 “聖家庭의 모범”이란 표현이 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의 수호성인인 요셉은, 그외에도 꽤 많은 이름을 달고 계신다. “정결하신 주님의 양부”, “겸손과 순명의 모범”, “성모님의 보호자” 등이 있지만 늘 성인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의로운 분”이다. 

 

성탄의 코밑에서 주님의 부친 요셉에 대해 해주시는 교황님의 말씀이 자못 특이하게 느껴진다. 그 말씀은, 이 시기에 요셉성인의 聖德을 기리는 의미가 작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불만으로 가득 찬 가슴이 토해내는 불평, 화를 참지 못해 뱉어버리는 욕설, 거짓과 위장을 담아 쏟아내는 자랑질, 성인의 모습과 거리가 아주 먼 나의 악습이다.

 

최근에 ‘잠자는 성 요셉 상’을 선물 받았다. 성인은 고민과 걱정거리를 대신 꿈꾸고 해결해주는 분이란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교황청으로 가져오신 다섯 가지 물건 중 하나로 유명한 성상입니다. 교황님께서는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종이에 적어 잠자는 성 요셉 상 밑에 넣어두고 주무신다고 합니다. 성 요셉 님이 우리를 대신하여 꿈꾸고 기도하며 어려움을 해결해 주시리라는 신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바오로딸, 인터넷서점)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가정에 성탄의 기쁨과 예수님의 사랑이 깃들기를 축원한다.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이 아름답다.

 

예수님의 양부 요셉

온유하고 현명한 요셉이 주는 교훈
 
교황은 대림 제4주일의 삼종기도에서, 주님께 대해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보여주신 요셉의 모범을 신자들이 닮으라고 당부한다.
 
교황은 이날 봉독된 마태복음에 나타나는 요셉의 온유하고 겸손한 역할을 강조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신뢰하며 받아들이는 요셉의 모습은 우리가 받들고 닮아야할 모범이라고 말한다.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에서 바치는 삼종기도에 참례하기 위해 모인 순례자들에게 요셉에 대해 말한다. “요셉은 언제나 드러나지 않고 뒤에 계신 분으로 여겨지지만, 그분의 모습 안에는 그리스도인의 지혜가 온전하게 담겨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 성모님과 함께 요셉은 대림시기 전례에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의인의 모습
 
“이 세분 중에서 요셉이 가장 겸손한 사람입니다. 그분은 설교를 하거나 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지만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요셉의 자세는 복음적이며 온유하고 겸손한 의인의 모습으로,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입니다.”
 
“그분의 청빈은 오롯한 믿음으로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탁하는 사람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복음의 이야기는 인간적으로 당혹스럽고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요셉과 마리아는 약혼했지만,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놀라운 소식을 듣고 요셉은 당연히 혼란스러웠지만 충동적으로 반응하거나 가혹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사랑하는 마리아의 존엄과 진실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복음은 이렇게 말합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자신이 약혼한 예비신부를 버린다면 그녀에게 일어날 일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요셉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죽음을 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마리아에 대한 신뢰
 
“요셉은 아내로 선택한 마리아를 온전히 신뢰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완벽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이 납득되지 않는 상황에서 요셉은 자신들의 관계에 대해 고민합니다. 결국 그는 일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천사는 그에게 나타나 그의 결정이 하느님의 뜻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천사는 오히려 주님께서 요셉에게 새로운 결혼생활의 형태와 사랑과 행복의 길을 열어주셨다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하느님께 대한 신뢰
 
“이 말씀을 들은 요셉은 하느님께 대한 온전한 신뢰를 보여줍니다. 그는 천사의 말에 순종하여 마리아를 집으로 데려갑니다.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하느님께 대한 흔들리지 않는 신뢰 때문이었습니다.”
 
“요셉은 이런 믿음을 통해 마리아의 태중에 있는 아기가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세상에서 맺은 부자관계는 그 아기의 후견인이 되라는 섭리로 받아들였습니다.”
 
“이 의롭고 온유하고 지혜로운 요셉의 모범은 우리에게 시선을 높이 들어올려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를 믿고 따르라고 가르쳐줍니다. 그것은 새로운 지평을 받아들이는 마음, 즉 그리스도와 그분의 말씀에 대한 열린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정이신 성모 마리아와 그녀의 순결한 남편 요셉은 우리에게 오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그 말씀은 우리 삶의 계획과 선택에 예수님을 포함시키라는 요청입니다.”
 
성탄인사
 
“성탄이 다가왔습니다. 이 축제기간 동안 부모와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가족이 함께 모여 지내면 좋겠습니다. 성탄은 모든 이들이 가족의 사랑과 형제간의 우애를 나누는 때입니다. 또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을 향한 사랑의 마음을 믿음 안에서 나누는 시기입니다.”

출처: Vatican News, 22 December 2019, 12:06, 번역 장주영

https://www.vaticannews.va/en/pope/news/2019-12/pope-angelus-gospel-joseph.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