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기도 언어가 될 한글
교황님의 기도 네트워크가 운영하는 기도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인 ‘클릭 투 프레이’(Click To Pray)는 현재 7개 국어(스페인어, 영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중국어)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여덟 번째의 공식 기도언어로 한글이 등록될 희망이 싹을 틔우기 시작했습니다.
1844년 12월 3일, 프랑스 발(Vals-près-le-Puy)에서 자신의 삶을 교회의 선교 사명에 봉헌하기로 결심한 젊은 예수회원들이 프란시스코 고트를레(Francis Gautrelet) 신부의 지도 아래 함께 모여 기도하는 모임에서 출발한 교황님의 기도 네트워크는 178년이라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기도의 사도직입니다.
예수회가 운영하는 교황님의 기도 네트워크는 2020년 11월 교황청의 공식기구에 편입된 이후, 현대적인 소통방식인 인터넷을 통하여 기도의 사도직을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해 왔습니다. 예수회 한국지부는 우리가 함께하고 있는 블로그 형태의 이 기도 모임과 지난 1년여 동안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해 왔습니다. 미약한 힘으로 초라하게 이어온 우리 블로그가 열성적으로 참여하시는 여러분의 기도 덕분에 3년 8개월 만에 교황청의 공식 한글 기도로 채택될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임에는 현재 약 1,500분이 참여하고 계십니다.
지난달 교황청의 ‘클릭 투 프레이’ 담당자는 기도원고를 올리는 프로그램에 접근 권한을 부여했고, 9월분 기도부터는 한글 원고의 업로드 행(column)이 할당되었습니다. 기존의 7개 언어로는 이미 9월 말까지의 기도가 등록되어 있어, 우리로서는 번역할 원고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편의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숙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에 기도를 업로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주일분의 번역문을 완성하여 미리 송고해야 합니다. 알파벳 문자를 사용하는 언어끼리는 자동(기계)번역의 완성도가 높아 별도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 없겠지만, 한글은 자동번역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 번역에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더더욱 교회 용어는 완전히 엉터리이고 그나마 번역되는 것도 모두 개신교가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표현방식의 차이로 인해, 직역할 경우 문학적으로 매우 어색하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문장이 되는 관계로 풀어서 다시 써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공식적인 교회 문헌의 인용은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공인 번역문이 있는지를 확인 해야 하는데, 원문에 출처가 명시되지 않아 일일이 검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검색은 영어보다 이탈리아어가 더 확률이 높아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불편도 이겨내야 합니다.
‘클릭 투 프레이’에서 한글 기도를 보는 날이 반드시 오기를 소망하면서,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기도에 참여해 주시면 하느님께서 힘을 주시리라 굳게 믿습니다.
아울러 예수회 한국지부가 운영하는 교황님의 기도 네트워크의 한글 웹사이트에 우리 블로그가 링크되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pwpnap.jesuit.kr
순교자성월 첫날 아침에 장주영 요셉